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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8

키이스 라인하드 이야기 2 옴니콤 그룹을 만들다 키이스 라인하드가 시카고 소재의 Needham Harper Worldwide의 CEO로 있던 1980년대는 미국 경제가 많이 어렵던 시기였다. 경제가 어려우면 광고계는 더 크게 위축되기 마련이다. 1982년 Needham Harper의 경영을 맡게 된 키이스 라인하드는 회사의 모든 사람들을 불러 모아서 말했다. “자, 우리가 해야 할 일이 있습니다. 우리는 지금 세계 16위입니다. 내가 보기에 광고산업은 앞으로 두 계층으로 나뉠 것입니다. 언제나 활력이 있는 기반층은 부티크들로 이루어질 것입니다. 그리고 예닐곱개의 거대기업이 상위층을 형성할 것입니다. 중간은 없습니다. 그런데 불행히도 우리는 중간입니다. 우리의 살 길을 찾아야 합니다.” (마크 턴게이트의 책 에서 인용) 키이스 라인하드는 당시 BBDO의.. 더보기
키이스 라인하드 이야기 1 (매드타임스에 연재하는 칼럼을 개인 블로그로 옮긴다.) 지난 세 달 여 기간 동안 ‘빌 번벅 이야기’를 총 12회에 걸쳐서 정리해 봤다. 이제 적는 이야기는 바로 그 다음 세대 이야기이고 그 중심 인물이 바로 키이스 라인하드(Keith Reinhard)다. 키이스 라인하드는 1986년 광고업계 최초로 3개 광고회사를 통합해서 옴니콤을 만든 주역이고, 90년대 DDB의 부흥을 일궈낸 주역이다. 흔히 그를 ‘The Last Mad Man’이라고 부른다. 내가 키이스 라인하드를 처음 만난 것은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열렸던 DDB Needham Worldwide Creative Director’s Conference였다. 첫날 저녁 다뉴브강의 유람선에서 컨퍼런스 전야 식사 모임을 갖는 중 그는 내게 다가와서 불.. 더보기
빌 번벅 이야기 12 빌 번벅의 소환 지난 2019년 3월 DDB Worldwide는 새로운 로고를 발표했다. 몇가지 변형들이 있지만 핵심은 과거로 돌아가는 것이라고 보인다. 왜냐하면 바로 이 회사의 첫 이름이었던 Doyle Dane Bernbach가 다시 등장하기 때문이다. 빌 번벅의 별세 이후, Doyle Dane Bernbach는 경영에 큰 어려움을 겪게 된다. 석유가가 치솟으면서 세계 경제가 어려워지고 특히 미국 경제가 어려워지던 시기였다. Doyle Dane Bernbach와 BBDO 그리고 시카고의 Needham Harper 등 세개의 국제적인 네트워크를 갖고있던 회사들이 통합하여서 옴니콤 그룹을 만들었다. 그 때부터 Doyle Dane Bernbach는 역사 속으로 사라졌고 DDB Needham으로 이름이 변경되었다. 그 때로부.. 더보기
빌 번벅 이야기 11 빌 번벅 책 빌 번벅은 책을 남기지 않았다. 빌 번벅과 동시대의 인물로 ‘과학으로써의 광고’를 주장한 데이빗 오길비가 'Ogilvy on Advertising'과 같은 멋진 책을 남긴 것을 생각하면 참 애석한 일이다. 하지만 그와 함께 오랜 기간 일하며 많은 명 캠페인을 제작한 카피라이터 밥 레븐슨이 좋은 책을 한권 남겨 주었다. 이 책의 제목은 더보기
빌 번벅 이야기 10 '빌 번벅의 죽음' 빌 번벅은 1982년 10월 2일 71세로 백혈병으로 사망했다. 빌 번벅이 사망하기 며칠 전, 병원을 찾았던 헬무트 크론과 밥 레븐슨은 (헬무트는 아트 디렉터로, 밥은 카피라이터로 빌 번벅의 오랜 동료이자 Doyle Dane Bernbach의 리더들이었다) 그의 사망 소식을 듣고 ‘비망록’(obituary)을 준비했다. 첫 문장은 빌 번벅의 말을 인용했다. 두번째 문장은 헬무트 크론이 썼고 세번째 문장은 밥 레븐슨이 썼다. 그리고 그건 자연스럽게 부고 광고가 되었다. (아래 부고) 뉴욕 타임즈를 비롯한 많은 언론이 그의 죽음을 알렸다. 빌 번벅을 추모하며 가장 많이 남긴 말들은 그가 '광고의 얼굴을 바꾼 사람'이라는 것이다. 빌 번벅 이전의 광고는 기본적으로 ‘Hard Sell’이었고 난폭하고 무례한, .. 더보기
빌 번벅 이야기 9 콜롬비아 커피 빌 번벅의 작품 중에는 멋진 브랜딩 케이스도 있다. ‘콜롬비아 커피’의 로고와 캐릭터 슬로건 등이 그것이다. ‘콜롬비아 커피 생산자 연합회 (The Colombian Coffee Growers Federation)’를 위해서 빌 번벅이 이것들을 만든 때는 1959년이었다. 커피 농부 캐릭터의 이름은 후안 발데즈(Juan Valdez)로 하고 그의 노새의 이름은 콘치타(Conchita)로 지었다. “100 percent Colombian coffee — the richest coffee in the world”라는 슬로건을 붙였다. 이후 콜롬비아 커피의 미국내 인기는 급속히 높아졌다. 뿐만 아니라 다른 커피 원산지들과 차별화도 확실하게 되었다. 최고의 원두 커피 브랜드로 확실하게 포지셔닝 했던 것이다. D.. 더보기
빌 번벅 이야기 8 'Bill Bernbach said...' DDB Worldwide에서 ‘Bill Bernbach said…’는 성경책과 같은 책이다. 얇은 이 책자에는 빌 번벅의 어록이 잘 보존되어 있다. DDB 사람들은 내부 프레젠테이션, 외부 프레젠테이션 때 모두 그의 말을 인용하는 경우가 많다. 아이디어를 구할 때에도 들여다보기도 하고, 학생이나 직원 교육할 때에도 활용하기도 한다. 우리말로 번역된 ‘Bill Bernbach said…’도 있다. 1990년대 대홍기획에서 번역했고 2000년 무렵에는 리앤디디비에서 번역하기도 했다. 빌 번벅이 현역 시절에 그와 함께 일하던 크리에이터들에게는 빌 번벅의 칭찬이 최고의 보상이었다. 칸 라이언즈에서 그랑프리 어워드를 받는 것 보다 빌 번벅의 칭찬이 더 소중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그는 대단한 카리스마의 사람이었.. 더보기
빌 번벅 이야기 7 "We Try Harder" Avis 렌터카 캠페인 폴크스바겐에 이어서 빌 번벅과 Doyle Dane Bernbach를 유명하게 만든 캠페인이 바로 Avis렌터카의 ‘We Try Harder’ 캠페인이다. 1962년도에 작은 렌터카 업체인 Avis의 CEO 밥 타운젠트가 빌 번벅을 찾아왔다. Doyle Dane Bernbach의 독특하고 독불장군 같은 스타일에 끌려서 Avis 렌터카의 광고를 의뢰하게 되었던 것이다. 빌 번벅은 조건을 달고 광고 대행을 받아들였다. “OK, we’ll take it. But you must do exactly what we recommend.” 당시 미국의 렌터카 업계는 ‘허츠’라는 선발 업체가 시장의 35% 이상을 점유하고 있었고 Avis는 크게 차이나는 2등이었다. 그것도 3위와 별로 차이가 안나는 2등. Doyle D.. 더보기
빌 번벅 이야기 6 Art & Copy 새로운 광고창작의 방식 1980년대 내가 일했던 대홍기획의 초기 모습을 기억해 보면, ‘카피실’이란 조직이 있었다. 카피라이터들만 따로 모아 놓은 조직이다. 카피 실장은 각 카피라이터들에게 클라이언트나 프로젝트를 할당해 준다. 기획팀에서 브리프를 작성해서 카피실로 넘기면 카피라이터가 몇 가지 아이디어를 카피로 작성해서 디자인실로 또는 피디실로 넘겼다. 각 부서간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 높은 벽이 존재했다. AE들에게는 좀 힘든 시기였다. 그래서 뛰어난 AE들은 실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역할까지 하기도 했다. 그 때, 카피라이터와 아트 디렉터 간에 팀이란 의식이 없었다. 각자 자기 할 일을 할 뿐이었다. 그런데 1950년대에 Doyle Dane Bernbach는 이미 일하는 방식에서도 새로운 혁명을 일으켰다. Doyle Dane .. 더보기
#107 기획에서 마케팅까지 디자인에 집중하라 세계적인 디자인 컨설팅 회사인 IDEO의 공동창업자인 팀 브라운의 책 가 10년만에 개정판으로 나왔다. 그간의 사례를 보충했으니 개정의 의미가 충분히 설득력이 있고 개정판의 가치가 있다. '기획에서 마케팅까지 디자인에 집중하라'는 제목이 말해주듯 기업의 마케팅이나 공공 프로젝트 등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될 수 있는 디자인 씽킹 이야기가 펼쳐진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