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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DK Story

#14 DDB 연수(4) 시드니

#14 DDB 연수(4) 시드니

 

6월 중순 LA에서 시드니로 갔다. 콴타스 항공으로 가는데 상당히 장거리 비행이었다. 시드니 공항에 아침 나절에 도착했다. 두 달 예정으로 묶은 숙소는 DDB시드니에서 잡아준 곳으로 하버브릿지 건너 노스시드니 쪽의 밀슨스 포인트 역 부근 키리빌리 아파트먼트였다. 고층의 서비스트 아파트먼트로 루나베이가 아래로 보이고 바다가 보이는 멋진 곳이었다.

 

노스시드니에 위치한 DDB시드니는 숙소에서 걸어서 20분 정도 거리였다. DDB호주,뉴질랜드 지역 회장이던 웨인 킹스턴과 인사하고 여러 매니저들과 개별 미팅을 이어갔다. 여기는 DDB시카고 하고는 많이 다른 광고주 구성을 보여주었다. 우선 DDB시카고가 대형광고주 중심의 단출한 광고주 구성이었던 데 비해서 시드니 오피스는 수없이 많은 프로젝트들이 모여서 큰 빌링을 만들고 있었다. 당시 DDB시드니는 호주 광고회사 순위 2-3위였고 (멜버른, 브리스번 오피스 빌링 포함) 대표적인 대형 광고주는 현대자동차와 맥도날드였다. 당시의 현대자동차는 한국 본사가 직접 비즈니스한 것이 아니라 호주 전체를 관장하는 딜러가 있었다. 맥도날드는 호주 내의 수 많은 점주들이 돈을 모아서 광고를 집행하는 형태로 광고가 바로 효과를 낼 지에 대한 관심이 지대했다. 한번 프레젠테이션을 하면 수 많은 점주들 앞에서 해야 했다. 일반 프로젝트들은 수도 없이 많았다. 국장급 한 명의 오피스에서 본 진행중인 프로젝트만 해도 15개 정도 되는 숫자였다. 당시 한국의 광고회사는 시카고와 시드니 중간의 광고주 구성이었다. 중형 광고주 연간계약 시스템.

호주는 인구에 비해 광고비가 많은 대표적인 나라이다. 광고산업이 많이 발달하였음을 의미한다. 현지인이 광고회사를 설립하고 잘 키워서 글로벌 광고회사에 매각하는 케이스가 가장 일찍, 가장 많았던 곳이 호주이기도 하다. 97년 당시 호주의 경제는 상당히 좋지 않았다. DDB시드니에서 보고 인상적이었던 것 중 하나는 내부의 프로덕션 시스템이 있다는 것이었다. 영상 편집 및 녹음실이 있어서 경쟁 피티 때 활용하기도 하고 일반 제작물 제작 시에도 많이 활용을 했다. 여기서 발생하는 수익은 꽤 많았다.

당시 호주는 프로덕션 산업이 발달해 있었다. 영화, 방송, 광고 등의 각 분야에서 호주로 와서 일하는 경우가 많았다. 우수한 실력의 회사가 많고, 비용이 상대적으로 저렴했다. 계절이 북반구와 반대여서 계절 상품 광고 촬영 등에 좋은 입지였다. 미국의 영화사들이 많이 와서 영화제작을 하기도 했고 우리나라의 광고회사들도 많이 와서 촬영을 하던 때였다. 시드니에는 대홍기획 CD 출신의 김영걸씨가 현지에서 프로덕션 코디네이터로 활동하고 있어서 만나기도 하였다.

호주의 젊은 광고인들은 미국이나 유럽으로 진출하는 꿈을 갖고 있었다. 칸이나 클리오 등에서 수상하는 것이 좋은 기회가 되어서 많이들 노력하는 모습을 보았다. 아시아 지역으로의 진출도 활발해서 글로벌 광고회사의 아시아 지역 인맥의 정점에는 호주 인맥이 있다고 보면 된다.

DDB시드니는 당시 잘 나가던 회사였고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본부 역할을 했다. 나를 비롯해 아시아 각국에서 연수 오고 다니러 가는 모든 DDB 멤버들에게 좋은 인상을 남긴 회사였다. 7,8년 뒤 다시 방문했을 때는 사람도 많이 바뀌었고 오피스도 시드니 UTS부근으로 옮겨서 많이 달라진 듯 했으나 본질적인 따듯한 문화는 그대로 간직하고 있어서 좋았다.  

시드니 오피스는 수많은 신규 광고주 개발 경험을 바탕으로 광고주 개발 매뉴얼을 만들었다. 나는 이 자료를 구해 와서 다른 자료와 함께 회사에 넘겼고 대홍기획은 이 자료를 번역하여 내부 자료로 잘 활용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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