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kh's column @ yes31

#7 Think Small

Think Small

 

Think Small폴크스바겐 비틀의 광고 캠페인 중에서 가장 유명한 작품이자 20세기 최고의 광고 중 하나로 뽑히는 작품입니다. 이 작품은 1959년 미국 뉴욕의 광고회사 Doyle Dane Bernbach (DDB)가 만든 작품입니다. DDB는 이 작품을 필두로 1950년대부터 60년대에 걸쳐서 크리에이티브 혁명을 가져왔습니다. 광고의 창의성이 한 단계 점프하는 계기가 되었지요. 이전의 광고 제작 방식은 카피라이터가 카피를 써서 아트디렉터에게 넘기면 아트디렉터는 그 카피를 바탕으로 비주얼을 만들어냈습니다. 함께 하는 작업이 아니라 선형 작업이었지요. 그런데 DDB카피라이터와 아트디렉터를 짝궁 시스템으로 만들어서 두 사람이 함께 아이디어를 내고 광고를 만들어 내게 하였습니다. 이후 세계의 모든 광고회사들이 이와 비슷한 시스템으로 작업을 하게 되었지요. 이야기가 조금 곁으로 흘렀네요. 저는 이 작품을 처음 접한 80년대에 왜 이 작품이 그렇게 대단하지?하는 의문을 갖게 되었습니다. 많은 자료를 찾고 미국의 원로 광고 크리에이터들과의 대화를 통해서 그 배경을 알게 되었습니다.

우선 시대적인 배경을 먼저 생각해 보겠습니다. 때는 1950년 후반, 1960년대 초반입니다. 2차 세계대전이 끝난 지 불과 20년도 채 안 된 시기였습니다. 전쟁의 핵심 책임 국가인 독일에 대한 이미지는 별로 좋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폴크스바겐 자동차의 시작에는 아돌프 히틀러의 이름이 꼭 연결이 됩니다. 1934히틀러는 자동차 기술자인 페르디난트 포르쉐 박사에게 자동차의 개발을 지시합니다. 새로운 자동차의 기준은 1. 어른 2, 어린이 3명의 일가족이 탈 수 있는 차, 2 연료 1리터로 14.5 킬로미터 이상 달릴 수 있는 차, 3. 판매가격이 1천 마르크 이하의 저렴한 자동차, 4. 정비가 쉽고 무게가 무게가 605 킬로그램 이상 나가지 않는 작은 자동차, 5. 최고 시속 100 킬로미터 정도를 달릴 수 있는 차였습니다. 포르쉐 박사는 2년 뒤에 그 기준 대로 차를 만들었습니다. 이 차는 독일어로 국민차라는 뜻의 폴크스바겐으로 이름이 지어졌습니다. 배경이 이렇다 보니 1959년에 처음 미국으로 수출된 이 차를 대하는 미국인들의 머리 속에는 폴크스바겐=히틀러, 나찌라는 이미지가 강하게 자리잡고 있었지요.

다음은 공간적인 배경을 생각해 보겠습니다. 폴크스바겐 자동차를 처음 미국에 들여와서 판매를 집중한 지역이 어디였을까요? 당연히 뉴욕을 중심으로 한 동부 지역이었습니다. 미국의 인구와 비즈니스가 가장 집중된 지역이지요. 그런데 뉴욕은 흔히 유태인의 수도라고 불리는 곳입니다. 유럽에서 나찌의 박해를 피해서 이민 온 유태인이 가장 많이 몰린 곳이 뉴욕이었습니다. 유태인의 도시에서 히틀러의 자동차, 나찌의 자동차를 팔라는 얘기나 다름이 없었지요. 불가능한 얘기나 다름이 없었겠지요.

문제는 이뿐이 아니었습니다. 시대의 트렌드라는 것이 있습니다. 이 시대의 미국은 가장 살기 좋은 시절의 미국이었습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은 세계 최강대국의 지위를 확실히 했고 국내적으로는 중산층이 급속히 두터워 지던 시기입니다. 당시 미국의 트렌드는 뭐든지 크게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큰 것이 좋은 것이다라는 것이었지요. 도로도 대로 중심으로 만들었고 자동차도 계속 크게 만들었습니다. 집도 크게 지었습니다. 이런 큰 것이 트렌드인 곳에 들어간 폴크스바겐은 미국인들 눈에 어떻게 보였을까요? ‘못생긴 작은차였습니다.

이렇게 모든 것이 절망적인 환경이었습니다. 폴크스바겐의 미국책임자는 그 당시 가장 파워풀한 미디어인 신문을 뒤지며 뛰어난 광고들을 스크랩했습니다. 그리고 그 광고들을 만든 광고회사를 조사해 보니 상당히 많은 작품이 Doyle Dane Bernbach 라는 작은 광고회사에서 만든 것을 알게 됩니다. 그렇게 해서 두 회사의 인연이 시작됩니다. (경쟁 없이 이런 방식으로 광고회사를 선택하는 것도 매우 효과적인 방법이지요.) 그렇게 해서 1959년 나온 작품이 바로 Think Small’입니다. ‘작은 것을 생각해 봅시다’ ‘작게 생각합시다같은 의미로 해석이 되겠지요. 이 광고를 필두로 일련의 폴크스바겐 광고들은 서서히 미국 사람들을 설득해 갔습니다. 폴크스바겐 광고 캠페인은 특히 헤드라인에서 궁금증을 갖게 만듭니다. ‘작은 걸 생각해 봅시다’, ‘불량품등의 헤드라인을 보고서 도대체 무슨 얘기지?’하며 본문을 읽게 됩니다. 앞서도 얘기했지만 당시의 신문의 파워는 대단해서 주요 신문에 눈에 띄는 광고라면 대다수의 오피니언 리더들이 볼 수 있었지요. 또한 어느 시대, 어느 공간에서나 트렌드를 앞서가는 사람들은 있기 마련입니다. 앞서가는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이 좀 시간이 지나면 다시 대세, 트렌드가 되는 것이지요. 특히 70년대가 되고 석유 파동을 거치면서 경제성이 중요시 되면서 이 차는 대세가 되었었지요. 2003년 생산 중지될 때까지 총 2000만대 이상 팔린 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되었습니다.

이 케이스를 들여다 보면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기회를 만들어가는 것을 봅니다. 그리고 대중의 생각에 역행하는 도전을 보게 됩니다. 그런데 우리는 어떨까요? 어떤 도전을 하게 될 때 불가능한 이유를 먼저 찾는 것은 아닌지요? 도전에 앞서서 치열하게 전략을 수립해야 합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지치거나 실증내지 말고 꾸준히 밀고 나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우린 때로 너무 서두릅니다.

많은 사람들이 큰 것을 생각하고 멀리 내다봅니다. 세계적인 이슈로 고민하고, 큰 성취를 위해 달려갑니다. 남들이 하는 대로 그렇게 치열하게 살아야만 할까요? 오늘, 내일에 집중하고, 내가 하는 일, 내 가정에 집중하는 삶이 소중합니다. 각자의 분야에서 성실히 살아갈 때 연륜이 쌓이면서 경쟁력이 됩니다. 매력적이라고 보인다고 이 분야 저 분야 기웃거리다 보면 그냥 세월만 흐르게 됩니다. 나의 경쟁력이 최적화될 수 있는 영역을 만들어 가야 합니다. 기획에 강점이 있는 사람이 있고 실행에 강점이 있는 사람이 있습니다.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데 특별한 능력을 가진 사람도 있습니다. 집에서 컴퓨터 앞에 앉아서 혼자 일하기를 즐기는 사람도 있습니다. 남들이 뭐라고 하든 영향을 받지 말고 

나의 영역을 찾아 보십시오. Think Small 해 보는 가을이 되기 바랍니다.

 

'kh's column @ yes31'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나누면 행복해져요  (0) 2016.12.11
#8 난 소중하니까  (0) 2016.11.17
#6 Impossible is Nothing  (1) 2016.09.09
#5 We try harder  (0) 2016.09.09
#4 순간의 선택이 10년을 좌우합니다.  (0) 2016.09.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