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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h's column @ yes31

Be Stupid

Be Stupid

Be Stupid, 멍청이가 돼라는 이탈리아의 패션 브랜드인 Diesel 2010년부터 사용하기 시작한 광고 캠페인입니다. 디젤은 이전에도 독특한 브랜드 철학과 해학을 담은 파격적이고 크리에이티브한 광고로 유명한 브랜드였습니다. Be Stupid’ 캠페인은 모두가 스마트한 사람을 칭송하는 세상에 반기를 들고 The Stupid(멍청이)는 고정관념을 갖지 않고 과감한 도전과 실패, 위험을 두려워하지 않는 용감하고 창조적이고 도전적인 마인드를 가진 원초적이고 가식이 없는 사람들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했습니다. 그리고 2010칸 라이언즈 국제 광고제에서 옥외광고 부문 그랑프리를 수상하는 등 크게 주목 받는 캠페인이 되었습니다.

이 캠페인의 여러 광고물의 헤드라인 카피 몇 가지를 골라 보았습니다.

Stupid is trial and error. Mostly error.

멍청하다는 것은 시행착오이다. 거의 착오.

Smart says no. Stupid says yes.

똑똑한 친구들은 부정을 말하고 멍청한 친구들은 긍정을 말한다.

Smart listens to the head. Stupid listens to the heart.

똑똑한 친구들은 머리로 듣고 멍청한 친구들은 가슴으로 듣는다.

Smart may have the answers, but stupid has all the interesting questions.

똑똑한 친구들은 답을 갖고 있다. 하지만 멍청한 친구들은 모든 흥미로운 질문들을 갖고 있다.

Smart sees what there is. Stupid sees what there could be.

똑똑한 친구들은 현재 있는 것을 본다. 멍청한 친구들은 앞으로 있을 수 있는 것을 본다.

 

가만 보니 멍청한 친구의 행동은 모두 제가 젊은이들에게 권해 주는 얘기입니다. 시행착오가 되더라도 도전하라고 말 해 줍니다. 긍정의 사고를 가지라고 해 줍니다. 현재를 보지 말고 앞 날을 생각하라 말 해 줍니다. 결국 저도 청년들에게 좀 멍청이가 되라고 해 주었던 것이지요. 그런데 사실 멍청이들이 큰 일을 이루는 것을 봅니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정말 너무나 똑똑한 친구들만 넘쳐나는 것 같아 안타까운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멍청한 사람의 대표는 중국 고사에 나오는 우공이란 사람이 아닐까 싶습니다. 우공이산愚公移山이란 고사성어의 주인공으로 높은 두 개의 산이 사람들의 통행에 크게 불편함을 주는 것을 보고 산을 옮기는 작업을 한 사람입니다. 주위에서는 우공의 이런 행동을 비웃으며 그를 어리석은 사람(우공)이라 불렀지요. 그럼에도 우공은 이 일을 계속했고 결국 두 산의 산신령들이 옥황상제에게 이 일을 고하자 옥황상제가 이 산을 옮겨주었답니다.

우공이산은 오랜 시간이 걸리더라도 꾸준히 노력해 나간다면 결국엔 뜻을 이룰 수 있다는 뜻의 한자성어로 남아 있습니다.

얼마 전에 신문에서 읽은 기사인데 20년간 300만 그루의 나무를 심은 사람이 있습니다. 고 임종국 선생이 그 주인공인데 전남 장성의 편백나무 숲이 그 분의 작품입니다. 고 임종국 선생은 1956년부터 20년간 편백나무와 삼나무 300만 그루를 심었습니다. 식민지와 전쟁을 치르며 온 산하는 벌거숭이였고 먹고 살기가 힘든 시절이었습니다. 주위에서는 한심한 사람이라고 비웃는 사람도 많았답니다. 그래도 그는 묵묵히 나무를 심어갔습니다. 300만 그루면 20년간 매년 15만 그루, 매일 410그루를 심어야 하는 엄청난 작업입니다. 그분 덕분에 이제 많은 사람들이 이 멋진 편백나무 숲에서 치유를 경험하고 명상을 즐기게 되었습니다.

이 기사를 읽으면서 프랑스의 소설 나무를 심은 사람생각이 났습니다. 프랑스 프로방스지방 알프스 산간이 무대인데 엘제아르 부피에라는 주인공이 황폐한 산에 나무를 심어서 새로운 생명의 땅으로 만든 이야기입니다. 엘제아르 부피에는 양치기 노인으로 아들과 부인이 먼저 죽고 혼자 지내는 사람이었습니다. 겸손한 마음으로 오랜 기간 꾸준히 도토리 나무를 심어서 큰 기적을 이뤄내었습니다. 그리고 이 스토리는 캐나다의 애니메이터인 프레데릭 백에 의해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 졌는데, 30분 분량의 작품은 애니메이션 역사상 가장 위대한 영화 중 하나로 평가 받는 작품이 되었습니다.

자신의 이익과는 관계없이 세상을 위한 활동, 공동체를 위한 일들을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환경보호를 위한 활동, 세상 여기저기의 아주 어려운 처지의 사람들을 위한 활동, 인권을 위한 활동 등 많은 일들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만약 이해관계를 바탕으로 한 계산적인 시각으로 본다면 모두 멍청한 짓이 되겠지요. 또한 예술가들, 크리에이터들, 발명가들 같은 사람들도 가끔 보면 멍청한 짓을 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세상을 바꾸는 것은 결국 이런 사람들입니다.

비즈니스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미국에서 토니 셰이가 자포스란 회사를 설립하고 온라인으로 신발을 팔기 시작하자 많은 사람이 멍청한 짓이라고 비웃었습니다. 사실 신발은 책이나 다른 공산품과 달리 신어보고 사이즈가 맞지 않거나 스타일이 사진과 달라서 반품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그는 직원이 행복한 회사를 만들고 고객 감동 경영을 하며 큰 성공을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아마존에서 자포스를 12억 달러에 인수하였습니다.

한 해의 절반이 지나고 있습니다. 계획한 일을 많이 진행하고 있습니까? 가끔 걸음을 멈추고, 하늘을 한번 올려다 보세요. 참된 성공은 그렇게 계획적이고 계산적인 과정에서 오는 것이 아닙니다. 모두 Be Stupid’의 정신을 되새겨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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