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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h's IM Leader Interview

KPR 신성인 사장

"PR은 관계다" 신성인 KPR 사장

신성인 케이.피.알.앤드 어소시에이츠(이하 KPR) 사장은 모든 질문에 정성을 다해 대답했다. 그는 짧은 답변 하나도 관련한 자료를 모두 꺼내 들고 일일이 짚어가며 설명했다. 19년을 머문 자리에서, 30년을 달려가는 한국 PR 업계 역사를 이끌고 있는 회사의 수장다웠다. 이전까지는 이런 인터뷰이가 없었기에 새로웠다. 그리고 신뢰가 생겼다. 인터뷰하는 그의 앞에는 자료로 가득 쌓여있었고, KPR의 역사도 함께 있었다.

진행. 한기훈 ‘한기훈 미디어커뮤니케이션 연구소’ 대표   khhan60@gmail.com
사진. 포토그래퍼 이재은 jaeunlee@me.com
정리. IM 편집국 im@websmedia.co.kr






1년 반 넘게 이 코너를 진행하면서 많은 마케팅ㆍ광고 업계 사람들을 만났지만, PR(홍보) 업계 쪽은 신성인 사장이 처음이다. 개인적으로는 긴장되면서도 흥미로운 시간이 될 것 같다. 오기 전에 KPR 웹사이트에 보니, 국가대표급 종합 PR 컨설팅 기업이라고 쓰여 있더라. KPR은 어떤 회사인가?
KPR은 1989년 김한경 회장이 설립한 홍보 전문 기업이다. 일단 설립 배경을 들려줘야 할 것 같다. 1988년도 서울 올림픽을 계기로 여러 분야가 국내 시장에 개방됐다. 그때 김한경 회장은 제일기획에서 국제 PR 고문을 맡고 있었다. 당시에는 광고회사의 핵심은 광고였다. PR은 보조 역할이었다. 김 회장은 PR의 성장 가능성을 봤고, 우리나라에도 PR 회사가 있다는 것을 외국에 알리고 싶은 마음에 이듬해 KPR을 설립했다.

서울 올림픽을 기점으로 국내에서도 본격적인 PR 전문 회사들이 등장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흥미로운 것은 김한경 회장이 KPR을 창업할 때, 이미 50대가 넘었고, 게다가 여성이었다. 지금 생각해도 쉽지 않은 일인데.
김한경 회장에게 KPR 창립에 관해 물었다. 김 회장은 “우리나라 PR 산업 여명기에 촛불 하나를 켜는 심정을 담았다”고 했다. 김 회장은 KPR을 설립하면서 ‘Life Is Relationship’을 강조했다. 더 좋은 사회를 위해서도 관계가 중요하다고 했다. 단순한 것  같지만 이는 곧 KPR의 창업 정신인 사회적 공익을 우선시하는 것과 연결된다.

KPR 창립 때만 해도 국내에 뿌리를 둔 PR 전문회사가 많지 않았다.
맞다. 설립 초기만 해도 PR 전문 회사도 많지 않았을뿐더러, 국내에 뿌리를 둔 회사는 손에 꼽을 정도였다. 당시에는 대부분 고객이 다국적 기업이나 외국 정부 기관이었다. 우리는 고객들의 커뮤니케이션 요구에 들어맞는 솔루션을 제공하는 회사가 되려고 노력했다. 우리 스스로 그런 미션을 갖고 수행하다 보니 지금까지 이어진 것 같다. 현재 KPR은 120명이 넘는 직원들과 12개의 팀, 2개의 연구소를 함께 움직이고 있다.

신성인 사장은 창립 멤버는 아닌 걸로 알고 있다. 이전에는 어떤 일을 했으며, KPR에는 어떻게 합류했는가.
장교로 군 복무를 하고, 건설 회사에 공채로 입사했다. 1983년부터 1986년까지 해외에서 근무 했다. 1986년도에 귀국하고 나서 또 해외로 나가야 하는 일이 생겼다. 가족과 떨어져 있고 싶지 않아서 고민하던 중 지인의 ‘<비즈니스 코리아>’라는 잡지를 함께 만들자는 제안을 받아들여 기획 실장으로 해외 마케팅 업무를 담당했다. 그러다가 1996년 KPR에 합류했다. 김한경 회장하고는 1987년에 한 모임에서 만난 적이 있었는데, 그때 내게 “같이 한 번 일해보자”고 했던 기억이 난다. 9년이 지나서야 함께 일을 한 것이다.

PR 업무를 했던 경력이 없었는데, 입사 초반에 힘들지 않았나?
내가 건설 회사를 다닐 때 해외에서 했던 일이 PR 분야에서 도움이 되더라. 그때 내가 했던 일들은 새로운 비즈니스를 개발하는 것부터 입찰, 계약도 있었다. 이와 함께 현지인 채용에서부터 미디어 대상 설명회, 인허가 업무까지 모든 일을 다했다. 그런 부분들이 PR 업무에 보탬이 됐다. 특히, 계약과 관련이 있거나 비용의 효율성 관리가 필요한 부분에서는 과거에 일했던 경험이 도움을 줬다.

KPR에서만 19년째다. 그 시간 급격한 변화를 지켜봤을텐데, PR 업계는 어땠나.
PR 업계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1988년 서울 올림픽을 기점으로 국내 PR 산업이 본격적으로 시작했다고 본다. 1990년대 말부터 일어난 IT 벤처 붐에서부터 2002년의 한·일 월드컵, 그리고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시작한 소셜미디어 시대까지 PR 업계도 이와 함께 성장했고, 변했다.



좀 더 구체적으로 이야기를 해보자.
아마도 이는 우리 회사의 역사를 살펴봐도 알 수 있을 것이다. 1990년대 말부터 2000년대 초까지 IT 벤처 붐이 일면서 우리는 IT PR팀을 만들었다. 그러다가 2000년에 의약분업이 시행되면서 헬스케어 PR팀을 만들었다. 지금 엔자임 헬스의 김동석 대표와 함께했었다. 그러다가 2002년 월드컵을 계기로 스포츠마케팅팀과 스포츠마케팅 연구소도 만들었다. 인터넷 사용자가 늘어나면서 온라인 이슈 문제가 불거지자 이슈 관리팀을 꾸렸다. 2008년에는 아이폰 열풍을 보면서 온라인 PR팀을 만들었고, MSL 그룹과 파트너십을 맺고 MSL 코리아도 설립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중요성해지자 CSR 팀을 만들었고, 2012년에는 소셜커뮤니케이션연구소를 설립했다.

KPR의 연혁이 곧 국내 PR 업계의 역사처럼 보인다. 1988년 서울 올림픽이 큰 기점이었고, 2002년 한일 월드컵 그리고 스마트폰의 등장이 PR 업계의 흐름을 가져왔다고 볼 수 있나.
큰 변화를 줬던 사건 하나를 더 꼽자면 1987년도에 있던 언론기본법 폐지였다. 폐지 이후 미디어가 늘어나면서 PR 업계가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 아무래도 PR 산업 자체가 언론과 맞물려있기 때문이다. 앞서 언급한 사건들도 그랬지만, 언론기본법 폐지가 우리 업계 역사에서는 전환점이 됐다고 생각한다.

KPR이 지금 하는 업무는 크게 마케팅, CSR, 디지털 부문으로 영역이 나뉘어져 있던데, 이 중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부분은 어디인가?
해마다 차이가 있다. 경제 상황이 좋으면 소비자 심리와 연관이 있으므로 마케팅 PR 부문 성장이 가장 빠르다. CSR 같은 경우는 크지는 않지만,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디지털 쪽은 두 자릿수 성장을 계속 기록 중이다. 최근에는 고객사들이 어떤 한 부분이 아닌 통합적으로 요구하니, 각 팀에서도 디지털 담당자를 키우고 있다.

그 외에 주목할 부문이 있다면.
스포츠마케팅은 대형 국제 대회가 있으면 성장하고, 그렇지 않으면 주춤하는 경우가 있다. 올해에는 우리나라에서 2015 프레지던츠컵(미국과 세계 연합팀의 골프 대항전)이 열리기로 했다. 그래서 조금 기대하고 있다. 이 밖에 헬스케어 부문도 디지털 분야만큼은 아니지만, 꾸준하게 성장하고 있다.

이렇게 다양한 분야에서 경쟁력을 갖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을 것이다. KPR의 성장 동력은 어떤 것이었나?
이 업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사람이다. 우리의 성장 동력도 인재들이다. 오랫동안 함께 하고, 그들이 성장·발전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이직률이 다른 회사에 비해 낮다 보니, 고객사에서도 해당 산업도 잘 이해하고 브랜드와 제품 자체를 잘 알고 있는 사람이 그대로 있는 우리와 함께 오랜 시간 일하게 됐다. 이런 장기 고객사들이 바탕이 돼서 새로운 고객들이 추가된 것이고. 여기에 한국에 뿌리를 둔 PR 전문 회사라는 점도 성장 동인이 됐다고 생각한다.

어느 회사나 인재를 오랜 시간 데리고 있는 것이 힘들다고 토로한다. KPR의 인재 관리 방식이 궁금하다.
‘삶은 관계다’라는 메시지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처럼 회사도 직원들의 삶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KPR 운영 콘셉트는 가족이다. 예를 들면, 내가 여기서 다른 일을 배우고 더 나은 삶에 대해 고민할 때, 그렇게 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유학을 생각하면 추천서를 써주고, 다른 회사에서 레퍼런스를 체크할 때 이야기를 해준다. 재밌는 것은 실제로 그렇게 KPR을 떠났다가 다시 돌아오는 직원도 많았다는 것이다. 그런 사람들이 기업의 조직 문화에 변화를 줬다. 나간 직원들이 고객이 되기도 하고, 가족이니까 잠깐 외출할 수도 있지 않나(웃음).

업계 전반을 살펴보자. 최근 시대가 바뀌면서 광고 회사, PR 회사 등 서로의 업무가 겹치는 부분이 생기기 시작했다. 경쟁자가 그만큼 늘어난 것인데, PR회사가 갖고 있는 강점을 설명을 해달라.
PR은 신뢰와 가치를 주는 게 중요하다. 우선, PR 전문 회사는 폭넓게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 광고에 비해서 가격적인 부분에 경쟁력이 있다. 광고 회사에서 할 수 없는 이슈 및 위기관리 능력이 있다. 그렇지만 요즘은 다른 회사도 “우리도 PR하고, 디지털 한다”고 얘기 한다. 중요한 것은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먼저 내서 제안하는 것이 중요하다. 어느 분야를 막론하고 그런 것을 강화해나가는 것이 좋다.

회사 소개서를 살펴보면, 상을 많이 받았다. PR전문 회사에게 상이 갖는 의미가 있는가.
우리 회사가 지향하는 바는 세계를 향해 나아가겠다는 것이다. 창업 초기부터 그랬다. 그동안 일을 하면서 국제무대에서 우리 서비스나 업무는 어떤 평가를 받을지 궁금했던 부분이 있었다. 상은 그런 궁금증을 해결해주는 것 중 하나다. 그리고 상은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사람들에게 자긍심을 준다. 프로젝트 팀원이나 다른 팀에게 동기 부여도 되고. 회사 차원에서는 따로 영업하지 않고도, 잠재적 고객사를 만날 기회를 주기도 한다.

이직률이 낮다 보니, 자연스럽게 고객사와 오랜 인연을 맺는다고 앞서 말했는데.
우리 고객의 25% 이상이 5년 이상 됐다. 에어버스 같은 경우는 작년에 20년이 됐다. 엔진오일 회사 셸, 3M 등은 15년 이상 인연을 맺은 파트너들이다. 우리나라의 많은 기업 및 기관에 대한 아쉬운 점이기도 한데, 어떤 부분에 있어서 일을 잘하면 이것을 이어갈 수 있는 기업문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는 대표가 바뀐다든지, 책임자가 바뀌면 다시 비딩하고, 성과보다는 금액을 중요한 요소로 보는 경우가 있으니까.

업계 이슈 중 하나가 클라이언트가 에이전시를 자주 바꾸는 것인데, KPR의 경우를 보니 대단하다는 생각도 들고, 부럽기도 하다.
우리나라도 점점 바뀌어가고 있다. 평가시스템을 도입하는 기업도 늘고 있다.

오랜 파트너십의 이유 중 하나로 꼽는 KPR의 평균 근속 기간이 어떻게 되는가?
우리는 근무한지 5년이 되면 행운의 열쇠를 주고, 10년 되면 금 10돈, 15년 되면 금 15돈을 준다. 15돈 받은 사람이 꽤 있다. 팀장들이나 임원들은 대부분 그럴 것이다. PR 업무의 장점은 오랜 시간 현역에서 활동할 수 있다는 점이다. KPR에도 정년 넘어서 근무하는 사람이 있다. PR이라는 업무가 정년과는 상관이 없다. 관계를 맺고, 유지하고 그 경험은 계속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PR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에드워드 버네이즈(Edward Bernays)도 100세 넘어서까지 이 일을 했다. 이 업무가 그런 업무다.

그렇다면 PR에 적합한 인재는 어떤 인재라고 생각하는가?
사람을 뽑을 때는 일 처리 능력도 보지만, 나는 오히려 사람의 성품, 친화력, 소통 능력, 항상 자신보다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마음, 생각을 조리 있게 말할 수 있고, 설득력 있게 주장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요즘 PR 업계에 지원하는 사람들은 어떤가?
초창기 때보다는 훌륭한 친구들이 지원하고 있다. 이 산업이 지속해서 발전하려면, 젊은 인재들을 계속 발굴해야 한다. 우리가 대학생 PR 공모전(2004년부터 시작해서 12회까지 진행 중)을 하는 것도, 학교에서 강의를 하는 것도 그런 이유다. 실무적으로 얘기를 듣고 관심을 가져야 흥미가 생기니까, 학생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려고 한다.

수많은 기업과 함께 해봤을 텐데, 함께 일하고 싶은 기업이 있는지.
비영리법인과 함께하는 일이라면 꾸준히 하고 싶다. 우리가 CSR 팀을 꾸린 것도 이유 중 하나다. 이 밖에는 사회적으로 존경받는 기업, 윤리적인 기업, 우리 직원들이 뭔가를 배울 수 있는 기업과 해보고 싶다.

앞으로 5년 혹은 10년의 이 산업은 어떻게 변할 것으로 예상하는가.
세계 시장을 기준으로 보면 커다란 규모의 PR 기업들과 전문성을 지닌 부티크 형태의 회사들로 나뉠 것이다. 아마도 규모와 전문성이 PR 기업을 구분하는 기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금 일어나는 현상처럼 경계가 무너지는 상황에서 우리 같은 PR 전문 회사가 보강해야 할 것은 디자인, PR 리서치, 빅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이다. 그리고 온·오프라인 통합도 신경을 써야 하고. 이런 시대가 5년 뒤에 올지 10년 뒤에 올지는 세계 경제와 연관성이 있기 때문에 정확하게 예측할 수는 없지만, 어찌 됐든 PR 업계는 지속해서 성장할 분야라는 것은 확신한다.

* IM LEADERS는 한기훈 ‘한기훈 미디어커뮤니케이션연구소’ 대표가 ‘뉴스와 이야기가 있는 리더’를 만나 IM 독자들에게 새로운 시각과 인사이트를 제공하는 코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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