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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h's column @ yes31

Truth well told

Truth well told

 

글로벌 광고회사 중에 맥켄월드 그룹이라고 있습니다. 1912년 뉴욕에서 만들어진 10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광고회사입니다. 원래 이름은 맥켄 에릭슨이었지요. 이 회사가 시작부터 기업의 신조로 내세운 것이 바로 Truth Well Told 입니다. ‘마음을 움직이는 진실이라고 번역 됩니다. 이 회사는 현재 전세계 120개국에 나가 있으며 본사는 뉴욕에 있고 이 신조는 지금도 그대로 회사의 신조로서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광고는 때로 거짓말’, ‘과장등으로 받아들여 집니다. 세계적인 역사학자인 아놀드 토인비는 광고는 인위적인 작용으로 소유욕구를 자극해야 하므로, 단조로운 현실을 매혹적인 이미지로 위장해야 한다. 단조로운 이미지를 매혹적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속임수를 써야 한다. 거짓 이미지는 거짓 영혼을 낳게 되며, 인간은 거짓 마음 때문에 배반을 당한다. 다툼이 생기면 가면은 벗겨지고 벌거숭이가 된 현실만이 남는다. 현실을 이미지로 대치하려는 것에 대한 무서운 인과응보이다.’라고 했습니다. 광고에 대한 비판적인 견해를 대표합니다. 반면에 하버드 대학교 경영학 교수였던 데오도르 레빗의 견해는 조금 중립적입니다. ‘소비자가 원하는 것은 광고의 미화이지 허위가 아니다. 미화와 허위는 아주 다르며 도가 지나친 광고를 규제하려 할 경우 이 두 가지를 구분해야 한다. 광고에 왜곡과 과장이 있음을 부정하는 것 보다 광고의 왜곡과 과장이 광고가 지닌 합법적인 목적임을 알아야 한다. 광고의 위법성은 고의로 훔치려는 의도에서 광고를 날조한 경우뿐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광고를 옹호하는 목소리로 1970년대에 글로벌 광고회사인 BBDO의 최고경영자를 지낸 톰 딜런의 견해를 들 수 있습니다. ‘나는 광고에 대해 사과할 아무 이유가 없다고 본다. 광고는 국민에게 그들이 가진 경제적 선택권을 알려줄 수 있는 현실적인 방법일 뿐 아니라 정부 통제 아래에 있지 않은 유일한 커뮤니케이션 제도이다. 광고라는 재정적인 지원 없이 실질적인 경제 선택의 자유도, 정치와 종교 선택의 자유도 있을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생긴다.’ 이상의 세 가지 견해는 1950년대- 1970년대의 견해들입니다. 그러나 오늘날에도 그 근본은 바뀌지 않았습니다.

미국과 한국에서 유난히 진실이란 단어가 많이 쓰이는 요즈음입니다. 미국에서는 도날드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는 과정에서부터 주류 언론과 진실 전쟁을 벌였습니다. 그는 뉴욕타임즈나 CNN 주류 언론을 가짜 뉴스로 밀어 부쳤습니다. 트럼프가 말도 안 되는 거짓말을 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미국 사람들에게 누가 진실을 말하는가를 물어 보니 비슷한 비율로 나눠졌습니다. 주류 언론에 대한 미국인들의 신뢰가 많이 떨어졌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 주류 언론의 대표이자 권위지인 뉴욕타임즈는 방송광고, 신문광고, 옥외광고등을 통해 지난 2월 말부터 Truth 캠페인을 전개했습니다. 단순한 내용의 이 광고는 미국 사회에서 큰 반응을 불러 일으켰습니다. 신문 광고 내용을 보겠습니다. 별 다른 요소 없이 19줄의 카피와 뉴욕타임즈 로고 만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심지어는 헤드라인도 없습니다. 그 카피 내용을 보면;

진실은 딱딱합니다. 진실은 드러나 있지 않습니다. 진실은 반드시 추구되어야 합니다. 진실은 듣기 힘듭니다. 진실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습니다. 진실은 그렇게 명백하지도 않습니다. 진실은 필요합니다. 진실은 숨겨질 수 없습니다. 진실은 의제를 갖고 있지 않습니다. 진실은 만들어질 수 없습니다. 진실은 어느 편을 들지 않습니다. 진실은 레드블루가 아닙니다. 진실은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습니다. 진실은 사정을 봐주지 않습니다. 진실은 강력합니다. 진실은 공격을 받고 있습니다. 진실은 지켜야 할 가치가 있습니다. 진실은 입장을 밝히기를 요구합니다. 진실은 이전의 어느 때보다 현재 더 중요합니다.

이 카피 내용을 찬찬히 들여다 보면 세계 최고 권위의 미디어 중 하나로 불리는 뉴욕 타임즈의 자부심이 느껴집니다. 그리고 그에 못지 않게 미디어의 책임도 드러내고 있습니다. 같은 내용의 TV 광고는 얼마 전 아카데미 시상식 프로그램에 광고로 집행되었습니다. 

최근 또 다른 미국의 권위 있는 미디어인 타임Is Truth Dead?’ (진실은 죽었는가?)라고 장식한 표지를 선 보였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정권과 주류 언론 간의 진실전쟁이 한창입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진실공방은 치열합니다. 정치적 입장이 다른 양대 진영이 서로 진실을 이야기합니다. 수 많은 미디어가 진실을 외칩니다. 지금 우리사회에서 영향력이 큰 미디어 중 하나인 JTBC 뉴스 룸은 진실이 뉴스가 됩니다라는 슬로건을 사용하기도 하였습니다. 정말로 진실이 중요한데 무엇이 진실인지를 말하기가 어려운 세상이 되었나 봅니다.

이런 시대이니만큼 맥켄 월드 그룹의 ‘Truth Well Told’ 다시 봐도 멋진 슬로건이라 생각됩니다. 우리는 우리의 마음을 움직이는 진실을 알아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회사, 맥켄 월드 그룹은 지난 3월 전 세계적인 뉴스의 한복판에 있기도 하였습니다. 바로 3 8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뉴욕 맨해튼에 새로 세워진 ‘Fearless Girl’ 동상이 바로 이 회사의 아이디어로 만들어진 것이었지요. 어떤 말보다도 이 두려움 없는 소녀동상이 더 많은 이야기를 하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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