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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h's IM Leader Interview

공성원 유니버설 맥켄 코리아 대표

사람을 키우는 회사, 공성원 유니버설 맥켄 코리아 대표이사

파나소닉, 나쇼날 등 세계적인 브랜드를 키운 일본 기업인 姑 마쓰시타 고노스케 회장은 
일평생을 좋은 기업이 아닌 좋은 사람을 만드는 일에 집중했다. 
세계 대공황으로 도산하는 기업이 줄을 섰을 때, 그는 ‘아무도, 절대로 해고하지 않는다’는 결정을 전사에 천명했고, 
결국 직원들의 신뢰와 함께 회사는 살아난다. 이렇듯, 좋은 경영인은 사람을 다루고 키우는 일에 능하다. 
글로벌 광고 회사 유니버설 맥켄 코리아를 이끄는 공성원 대표 역시 그런 경영인을 꿈꾼다. 
고노스케 회장의 철학처럼 ‘사람을 키우는 회사’를 만들고자 나아가는, 공성원 대표와의 일담을 들어보자.


진행. 한기훈 ‘한기훈 미디어커뮤니케이션 연구소’ 대표 khhan60@gmail.com
사진. 포토그래퍼 이재은 jaeunlee@me.com 정리. 김지훈 기자 kimji@websmedia.co.kr





■ 한기훈 ‘한기훈 미디어 커뮤니케이션 연구소’ 대표

■ 공성원 유니버설 맥켄 코리아 대표이사

 

 

먼저 자기소개를 부탁한다. 
유니버설 맥켄 코리아(이하 UM코리아) 대표이사직을 맡고 있는 공성원이다. 나보다 회사를 궁금해할 독자들이 많을 것 같다. 
‘유니버설 맥켄’은 글로벌 광고그룹인 맥켄에릭슨의 매체 부서로 시작한 미디어 대행사다. 
미디어 대행사인 만큼 미디어 플래닝과 컨설팅을 전문으로 하지만 디지털 시대가 되면서 통합 마케팅 커뮤니케이션(IMC) 전반을 다루고 있다.

 

 

유니버설 맥켄이 한국에 들어온 초창기부터 함께한 것으로 알고 있다. 
1991년 9월 한국에 온 그 순간부터 함께했다. 본래 나는 MBC애드컴의 전신인 ‘한국연합광고’에서 첫 사회생활을 시작했지만, 
유니버설 맥켄이 한국에 진출하며 내게 합류를 제안했다.  당시 국내 몇 안 되는 광고대행사 중 하나였던 한국연합광고는 
경제 부흥기를 맞아 한창 고공비행을 하고 있었고, 이제 막 첫발을 내디딘 유니버설 맥켄은 한 치 앞을 알 수 없던 상황이었다. 
난 광고인으로서 뭔가 새로운 일을 해내고 싶은 욕심이 있었다. 그러다 문득 나와 나란히 앉아 옆자리를 지키던 선배들이 결국 미래의 내 모습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탄탄했던 회사를 뒤로하고 모험 하기로 마음먹었다.

 

 

당시 미디어 환경은 상당히 어려웠던 것으로 알고 있다. 
꿈을 안고 나왔지만, 세상이 그리 호락호락할까. 
당시 미디어 환경을 설명하자면, 광고주들의 수요는 많았지만 광고를 틀 수 있는 미디어 자체가 너무 부족했다. 
SBS조차 없던 시절이었으니까.  외국계 미디어 대행사였던 유니버설 맥켄이 자생하기에는 사실상 굉장히 힘든 구조였다. 
하지만 그룹 본사 광고주였던 코카-콜라가 한국 광고대행을 우리 쪽에 맡기면서 상황이 좋아졌다. 
네슬레, 유니레버, 나이키 등 글로벌 광고주들과 함께 일할 기회가 생겼고, 시청률 조사회사인 ‘AGB닐슨 미디어리서치’와 제휴를 통해 
미디어 시청률 분석을 통해 광고 효율을 높이는 새로운 개념의 서비스도 가동했다. 
선진화된 시스템이 들어오자 광고주들은 우리를 찾았고, 업계에선 우리가 일하는 방법을 궁금해했다.

 

 

미디어를 중심으로 소통하는 대행사인 만큼, 다양한 미디어 전략이 있었을 것 같다. 
UM코리아가 최근 진행한 캠페인 중 대표로 꼽는 사례가 있을까.
 

브랜드가 소비자와 만날 수 있는 모든 접점이 결국 미디어라고 생각한다. 과거 진행한 캠페인 중 코카-콜라와 함께한 사례가 있다. 
코카-콜라의 상징이자 그 자체로 미디어 역할을 하는 코카-콜라 보틀 라벨에 닉네임과 메시지를 넣어 소비자들이 서로 속마음을 전달할 수 있도록 한 ‘Share a Coke’ 캠페인이 그 주인공이다. 
당시 디지털 광고대행사 레볼루션 커뮤니케이션즈와 협업한 이 캠페인은 커다란 바이럴을 일으키는 데 성공했다.

 

 

그런가 하면 한국 시장은 미디어보다는 기획이나 제작에 무게를 더 많이 두고 있지 않나. 
미디어 대행사로서 힘든 부분도 적지 않았을 것 같다.
 

답답한 부분이 있다.  많은 국내 광고주가 ‘마케팅’을 곧 ‘크리에이티브’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 생각해보자. 
100억 원의 광고 예산이 있다. 이 중 기획이나 제작에 드는 비용은 많아도 20억 원 정도다. 그럼 나머지는 결국 매체 집행 비용이다. 
여기서 ‘매체 기획’이라는 개념 자체를 모르거나, 올바른 인식이 없다면 기획에 대한 고민이 적을 수밖에 없다. 
고민이 적으니 결과물도 좋지 않다.  즉, 가장 큰 비용이 드는 분야에 대해 가장 고민이 적은 결과물을 내놓는 것이다. 
기획·제작 단의 고민도 그리 많지는 않다. 요즘 광고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흔한 예를 들어보자. 
요즘 뜨는 ‘응답하라 1988’의 혜리가 찍은 광고는 무려 20개다. 대부분 브랜드가 응답하라 시리즈의 이미지와 분위기를 그대로 가져와 찍는다. 
왜냐하면 ‘이슈’니까. 매체는 대충 사람들이 가장 많이 보는 미디어에 집중해서 집행한다.  이런 매체는 경쟁률도 높고 비용도 많이 든다. 
자, 혜리를 모델로 야심 차게 준비한 우리 제품 광고가 드디어 나왔다. 지나갔다. 15초 후, ‘응답하라’의 또 다른 스타 류준열이 나온다. 
또 15초 후 혜리가 모델인 다른 제품 광고가 나온다. 자, 우리 제품에 대한 소비자 반응을 집계하면 어떤 결과가 나타날까. 
아마 대부분 ‘와, 응답하라 배우들 잘 나가네’ 정도일 것이다. 메시지 대부분이 희석되고 휘발한 것이다. 
이렇게 적은 고민은 한심한 결과로 이어진다. 정교한 측정이 가능한 디지털 채널로 중심이 옮겨가며 많은 부분이 개선되고 있지만, 
여전히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앞으로의 국내 미디어 시장은 어떻게 보나. 
개선의 여지는 있지만 모든 면에서 국내 시장은 한계가 있다. 특히 양적인 성장은 사실상 끝났다고 본다. 
모든 소비재가 시장에서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고, 특별히 떠오를 만한 시장 카테고리도 보이지 않는다. 
새로운 기회를 찾아 나서야 할 때가 온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

 

 

그래도 최근 모바일 비즈니스 관련 광고주들이 시장에 많이 나왔는데? 
그렇다. 배달 앱이나 모바일 게임, 핀테크 등 모바일 관련 서비스는 분명히 뜨는 광고주다. 특히 요즘은 모바일 게임사를 눈여겨 보고 있다.
스마트폰이 보급되며 사실상 모든 이의 손에 게임기가 생긴 것 아닌가. 자신이 게이머인지도 모르는 게이머들이 늘었다고 하더라. 
작년부터 ‘넷마블’과 미디어 플래닝을 진행하고 있는데, 글로벌 시장에서도 상당히 선전하고 있다. 
하지만, 산업 전반을 놓고 보면 아직 부족하다. 모바일 비즈니스 외 카테고리에서 갑자기 무언가가 떠오를 것으로 보이지도 않고 말이다.

 

 

그렇다면 무엇을 대비해야 할까. 
역시 글로벌이다. 해외 시장을 대비하지 않는 기업은 미래가 없다. 투자자들도 내수 시장만 신경 쓰는 기업에 절대 투자하지 않는다. 
글로벌 시장도 사실 상황은 복잡하다. 한국 경제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중국은 거품을 걷어내는 중이고, 
미국이나 일본 시장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그렇기에 대행사 입장에서는 꾸준히 시장 흐름을 보고 글로벌 광고주와 지역 광고주 비중이나 타깃 시장을 잘 구분해 두는 것이 필요하다.

 

 

지금 UM코리아의 광고주 비중은 어떤가. 
작년 기준 국내 7, 글로벌 3이다. 아마 글로벌 비중이 높았다면 계속 이 자리에 있기는 힘들 거다(웃음). 
외국계 회사는 모든 걸 숫자로 얘기하기 때문에, 국내 시장에서 영향력이 낮은 대행사는 살아남기 힘들다.

 

 

자, 그렇다면 UM코리아가 일하는 방식에 대해서도 궁금해진다. 
온드 미디어, 페이드 미디어 등 미디어는 여러 종류로 나눌 수 있지만, 앞서도 말했듯 모든 것이 미디어가 될 수 있다. 
우리 회사는 이러한 미디어를 중심으로 모든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한다고 보면 된다. 
기업이 미디어 커뮤니케이션상에서 ‘문제’라고 인식하고 있는 부분을 마케팅 관점에서 풀어주는 것이 우리 서비스의 핵심이다. 
미디어의 종류가 다양한 만큼 그 미디어를 중심으로 하는 ‘커뮤니케이션’이라는 과정은 얼개가 매우 복잡하다. 
미디어나 제품 카테고리별로 방법론과 과정이 모두 다르기에. 광고주에게 가장 효율적인 방법을 찾아주고 실행하는 것이 우리 일이다.

 

 

회사 얘기를 조금 더 해보자. 사내에 어떤 직종이 있으며, 일을 할 때 원칙이 있는가. 
우리는 크리에이티브 따로, 미디어 플래닝 따로 하지 않는다. 커뮤니케이션 전반에 있어 어떤 방식이 가장 효율적일지 찾는 것이 
UM코리아의 일이다. 기본적으로 ‘일을 위한 일’을 하지 않는다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일반적인 종합광고대행사라면 모든 프로세스가 분업화돼 있는 경우가 많지만, 우리는 한 직원이 스스로 사고해서 미디어에 따라,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업무에 대처할 수 있게끔 하고 있다. 
메인 직무에 따라 커뮤니케이션 플래너, 전략 플래너, 바이어 등으로 직종을 나누고 있지만, 전 직원이 회사의 모든 일에 대응할 수 있도록 교육한다.

 

 

미디어 플래닝 뿐만 아니라 통합 마케팅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으로 봐도 될 것 같다. 
‘미디어 대행사’라는 말보다 ‘통합 마케팅 대행사’라는 수식어가 더 어울릴 것 같은데?
 

그렇다. 다만, 내가 강조하는 것은 서비스의 형태나 크기가 아니라 ‘자세’다. 
대행사 직원이 광고주 미팅 자리에서 ‘저는 TV 담당이라 디지털은 잘 몰라요’ 하는 게 말이 되나. 
소비자와의 소통 채널이 많아지는 만큼 마케터도 알아야 할 채널이 많아지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대부분 광고주 미팅을 갈 때 플래너만 가는 것이 아니라 전 팀원이 다같이 간다. 
내부에서 진행하는 프로젝트가 있다면, 전사 직원 다같이 회의한다. 그렇기에 광고주에게 전화가 걸려오면 신입사원도 무슨 내용인지 
다 알고 대응이 가능하다. 이런 프로세스를 구축한 대행사는 우리가 유일하다. 때문에 수식어가 크게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공성원 유니버설 맥켄 코리아 대표이사                                    *한기훈 ‘한기훈 미디어 커뮤니케이션 연구소’ 대표 

 

 

내가 강조하는 것은 서비스의 형태나 크기가 아니라 ‘자세’다. 
대행사 직원이 광고주 미팅 자리에서 ‘저는 TV 담당이라 디지털은 잘 몰라요’ 하는 게 말이 되나. 
소비자와의 소통 채널이 많아지는 만큼 마케터도 알아야 할 채널이 많아지는 것이다.

실수와 단점을 꼬집는 것은 리더가 하는 역할이 아니라는 얘기다. 단점은 본인도 안다. 장점을 말해야 한다. 
계속해서 칭찬하고 장점을 말하다 보면 단점은 어느새 없어진다. 
살기 힘든 세상인 만큼 여러 가지 동기부여도 필요하고, 끊임없이 좋은 영향력을 만들어내는 것도 중요하다. 그게 리더십이라고 본다.


 

전 직원을 그렇게 만들기 위해서는 상당히 체계적인 교육이 필요하겠다. 따로 교육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나. 
물론이다. 사실 국내에서 미디어 플래닝과 관련한 교육을 하는 곳이 없다. 
개인적으로 광고 관련 전공 교수들을 만날 기회가 있었는데, 학생들이 카피라이터나 아트 디렉터는 알아도 
미디어 플래닝은 아예 모르는 경우도 많다고 하더라. 
미디어 플래닝은 광고, 아니 전체 마케팅에서 가장 중요한 영역이자 가장 큰 비용이 집행되는 프로세스인데 어떻게 아무도 모르는지 되물었다. 
이유는 간단했다. 교육 역시 산업계와 마찬가지로 기획과 제작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었다. ‘크리에이티브’가 중요한 것은 맞지만, 
이를 제외한 다른 분야가 존재한다는 사실조차 모르고 있다는 것에 새삼 놀랐다. 실망스러운 나머지 나라도 출강하겠다고 했다(웃음).

 

산업 자체가 워낙 빠르게 변화하다 보니, 현업에 종사하는 사람이 아니면 따라가기 어려운 것도 사실인 것 같다. 
매체사들도 그렇지 아니한가.
 

그렇기에, 실무자들의 이야기를 가까이서 듣는 게 중요하다. 이는 매체사나 교육계뿐만 아니라 실무자들에게도 해당하는 이야기다. 
실무자끼리도 계속해서 교류하고 이야기할 창구와 기회가 필요하다. 
이론만 볼 것이 아니라, 대화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물론, 너무 과하면 사람을 자꾸 빼간다(웃음).

 

그런 경우 남 좋은 일만 시키는 것 아닌가(웃음). 
본인이 잘 돼서 회사를 나가는 것은 오케이다. 어느 정도 실력을 갖추고 회사 문을 나서면, 보내주는 입장에서도 든든하다. 
하지만, 정말 ‘어느 정도 실력을 갖췄다’고 말하기까지는 분명히 시간이 필요하다. 경쟁력 있는 인재를 키우기 위해서는 적어도 5~7년은 걸린다. 
그렇게 시간을 거쳐 완성되는 인재가 나가서도 일을 잘하고, 업계에 선순환을 만들어낸다.

 

인재상이 궁금하다. 
당장 취업에 목말라 손에 잡히는 대로 일하지 않고, 조금 더 원대한 꿈을 가질 필요도 있다고 본다. 솔직히 말하면 나도 그런 거 없었다(웃음).
살다 보니 그런 기백이나 용기가 필요하더라. 그런 의미에서 우리 회사는 언제든 열려 있다. 배우고자 하는 의지가 제일 중요하다. 
아, ‘영어’는 있다. 나도 영어에 한이 맺힌 사람인데(웃음), 글로벌 광고주나 해외 비즈니스를 진행하는 국내 광고주를 만나면 
모든 페이퍼가 영어다. 여기에 스트레스를 받지 않으려면, 영어는 중요하다.

 

소위 말하는 ‘스펙’은 보지 않나. 
사람들이 말하는 스펙에서 중요하게 보는 것이 학벌로 알고 있는데, 명문대학 나왔다고 절대 일 잘하는 것 아니다. 
광고 일은 열정과 끼가 있어야 한다. 광고, 콘텐츠, 경쟁사 상품, 트렌드, 시청률, 인기배우 등 보고 들어야 할 것이 너무나도 많다. 
다른 광고회사들 가보면 마치 제조 공장처럼 책상만 일자로 펼쳐놓고 일하는 경우가 많다. 광고나 마케팅은 절대 그런 영역이 아니다. 
가만히 앉아있는 것이 아니라, 계속해서 분주하게 움직이는 열정과 끼가 충만해야 한다. 그것이 내가 원하는 인재상이다.

 

어느덧 마지막 질문이다. 올해 이루고 싶은 꿈이 있나. 
난 대행사 일이 결국 사람을 키우는 일이라 생각한다. 여기서 리더가 해야 할 역할은 하나다. 바로 ‘해결’이다. 
누구나 일하다 보면 실수할 수 있다. 그 실수를 비난하거나 꾸짖으면 안 된다. 어떻게든 실수를 수습하고 해결하는 것이 윗사람의 역할이다.
돌려 말하면, 실수와 단점을 꼬집는 것은 리더가 하는 역할이 아니라는 얘기다. 단점은 본인도 안다. 장점을 말해야 한다. 
계속해서 칭찬하고 장점을 말하다 보면 단점은 어느새 없어진다. 
살기 힘든 세상인 만큼 여러 가지 동기부여도 필요하고, 끊임없이 좋은 영향력을 만들어내는 것도 중요하다. 그게 리더십이라고 본다. 
일을 그만두기 전까지는 계속해서 지금 우리 회사에 있는 내 사람들과 내가 사랑하는 일을 계속할 것이다. 
사람을 키우는 일을 계속하는 것이 내 최종 꿈이다.

인터뷰 후에 공성원 공창원 형제분과 같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