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드타임스에 연재하는 칼럼을 개인 블로그로 옮긴다.)
지난 세 달 여 기간 동안 ‘빌 번벅 이야기’를 총 12회에 걸쳐서 정리해 봤다. 이제 적는 이야기는 바로 그 다음 세대 이야기이고 그 중심 인물이 바로 키이스 라인하드(Keith Reinhard)다. 키이스 라인하드는 1986년 광고업계 최초로 3개 광고회사를 통합해서 옴니콤을 만든 주역이고, 90년대 DDB의 부흥을 일궈낸 주역이다. 흔히 그를 ‘The Last Mad Man’이라고 부른다.
내가 키이스 라인하드를 처음 만난 것은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열렸던 DDB Needham Worldwide Creative Director’s Conference였다. 첫날 저녁 다뉴브강의 유람선에서 컨퍼런스 전야 식사 모임을 갖는 중 그는 내게 다가와서 불편한 것이 없는지 확인하고 나를 데리고 다니며 여러 명에게 소개해 주었다. 한국에서는 혼자 참석한 자리였고 첫 글로벌 컨퍼런스라서 어색함 속에서 긴장한 내게는 정말 고마운 회장님이었다.
키이스 라인하드는 미국 중서부 인디애나 주의 시골에서 성장했다. 대학에 진학할 형편이 되지 못했던 그는 홀어머니의 그로서리 스토어에서 일을 도왔다. 가게 안에는 많은 상품 포스터들이 붙어 있었는데 그는 그 포스터를 보며 드로잉을 하곤 했다. 그리고 통신으로 커머셜 아트를 공부했다. 그리고 커머셜 아트 스튜디오에서의 인턴 생활을 거쳐서 나중에는 시카고의 대형 아트 스튜디오에서 일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더 시간이 지나 마침내 시카고 대형광고회사인 Needham Louis & Brorby에 취업하게 되었다. 재미있는 사실은 아트로 지원했는데 카피라이터로 뽑혔다는 것이다. 언젠가 키이스 라인하드 회장이 사석에서 관련된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카피라이터로 일을 시작하면서 첫 과제는 States Farm 보험회사의 라디오 광고 카피였다. 이후 Mars candies, Johnson’s Wax, Morton Salt, Hasbro Toys, General Mills 등의 브랜드를 담당했다. 카피라이터 생활 초기에 코믹한 광고 카피를 쓰는 과제를 받아 들고는 도무지 어찌할지 알 수가 없어서 부서장급 카피라이터에게 찾아가서 도움을 청했다고 한다. 그 부서장은 키이스 라인하드에게 “쓰고 쓰고 또 써 봐라. 그리고 자기 카피를 자기가 읽으면서 웃음을 참을 수 없는 것이 나오면 그것을 갖고 와라”라고 말해 주었다고 한다. 이후 그는 코믹한 카피를 잘 쓰는 카피라이터로 알려졌다고 웃으며 말했었다.
키이스 라인하드는 크리에이티브 수퍼바이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승진했고 초대형 클라이언트인 맥도날드의 경쟁 피티를 리드하며 승리하였다. 이때 만든 맥도날드 캠페인의 테마라인인 “You Deserve a Break Today”는 키이스 라인하드의 대표적인 작품이 되었고 20세기를 대표하는 광고 중 하나로 기록될 만큼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았던 카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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