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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h's thought

먹구름 가득한 AD Land

2024년 한 해가 저무는 시점에서 AD Land (광고계)를 바라보니 먹구름이 가득하다. 
우선 최근 뉴스로 알려진 옴니콤그룹과 인터퍼블릭그룹의 합병을 생각해 보자. 
커뮤니케이션 인더스트리의 세계 3위인 옴니콤과 4위인 인터퍼블릭이 합병하여 세계 
1위의 커뮤니케이션 그룹으로 올라서게 되었다. 왜 이런 일이 발생하는가? 결국 이들이
생존을 위해서는 합병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었다는 뜻이다. 1986년에 옴니콤 
그룹이 탄생할 때와 거의 같은 상황이다. 당시 미국의 경제는 매우 좋지 않았다. 일본 
경제가 세계를 호령하던 시절이었다. 어려운 경제 환경에서 BBDO, DDB 그리고
Needham Harper 등 3개 광고회사가 합병하여 세계 최대의 광고회사 그룹인 옴니콤을 
만들었던 것이다. 얼마 뒤 옴니콤은 TBWA까지 인수하면서 30년 이상을 세계 최대의 
커뮤니케이션 그룹으로 커뮤니케이션 산업을 리드해 왔다. 이번 옴니콤과 인터퍼블릭
합병은 미국 경제의 문제가 아니라 구글, 아마존 등 테크 산업의 침공, 컨설팅 업계의 
침공, 그리고 AI의 대대에 대한 대응 문제 등으로 AD Land가 극도로 혼란한 상태인 
것이 문제인 것이다. 


현재 전세계의 AD Land는 마치 호전적인 몇 부족이 전쟁을 앞둔 듯한 상태로 보인다. 
원주민인 크리에이티브 부족은 컨설팅 부족과 디지털 테크 부족의 공격에 대륙의 
절반이나 빼앗긴 상태다. 게다가 AI라는 신기술의 등장이 대륙의 주도권 다툼에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이는 시점이기도 하다. 

국내 광고계를 돌아봐도 우울한 일들이 많았다. 봄에는 DDB 코리아의 지급불능 사태로
많은 사람들이 걱정하는 일이 있었고 이 일은 아직도 정리되지 않은 상태로 알고 있다. 
그리고 DDB 본사는 이미 한국의 경영권을 한국기업에 넘긴 뒤에 발생한 일이었다. 
여름에는 부산국제광고제에 갔었는데 장부 지원의 축소로 이번부터 출품을 유료로 전환했다고 한다. 당연히 출품작이 줄어들었다. 여러가지 측면에서 2015년경의 
부산국제광고제에 비해서 많이 위축되어 보여서 요즘의 광고계를 보는 듯했다. 
연말에는 중견광고회사의 젊은 대표의 죽음 소식에 큰 충격을 받기도 했다. 
먹구름이 가득 드리운 가운데에서도 희망의 싹이 많이 보여서 다행이다. 
광고계에서 정당한 거래를 위한 자성의 움직임이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자기 색깔이 분명한 광고회사들이 속속 생겨나고 있다. 광고회사는 규모가 아니라 
철학과 능력이 뒷받침되는 회사여야 한다는 사실을 잘 입증해 주길 바란다. 
광고회사가 브랜드에 직접 투자해서 큰 성공을 거두는 사례도 계속 생겨나고 있다. 
모기업의 마케팅에 집중하는 인하우스 에이전시도 하나 둘 늘어나는 추세를 본다. 
건강한 경영 상태에서 좋은 성과를 많이 내기를 기대해 본다. 
그리고 디지털OOH, 공공미술, 미디어 파사드 등의 발전이 눈부시다. 광고 산업의 
확장으로 이어지는 좋은 흐름으로 보인다. 
먹구름 속에서도 내일을 위해 준비하는 많은 크리에이티브 탤런트들에게 큰 박수를 
보낸다. 

2024. 12.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