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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h's thought

#349 두 광고 이야기

 #349 두 광고 이야기

요즘 두 편의 광고가 눈길을 끌었다. 하나는 SSG.COM의 광고로 2년 전 크게 성공했던 광고의 후속 편이다. 2년 전의 원작은 미국의 화가 에드워드 호퍼의 그림을 광고로 만든 것 같은, 새롭고 임팩트 있고 재미있는 광고였다. 비현실적인 세팅, 그림처럼 입을 열지 않는 주인공들, 따로 들리는 것 같은 대화 등 많은 독특한 요소들이 잘 구성된 작품이었고 SSG.COM이란 불편한 이름이 가진 문제를 이라는 단어 하나로 해결해준 정말 기막힌 크리에이티브였다. 게다가 공유와 공효진이라는 톱 스타 둘의 모델 기용으로 정말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은 그 해 최고의 광고였다. 인터넷 상에 많은 패러디 물이 등장하기도 했었다.

광고의 후속 작품이 최근 다시 눈길을 끈다. 3편으로 구성된 이번 후속 작품은 공유와 공효진 두 모델을 그대로 유지했고 세팅도 원작과 비슷하게 회화적이다. 그런데 두 모델이 입을 열고 대화를 나누는데 마치 외계어를 구사하는 것처럼 보인다. 화면 하단에 이해를 돕기 위한 자막이 보인다. ‘얼씨구섯시구신선한데  식석갓세로 말한다. SSG으로 표현했던 원작에서 한걸음 더 나가서 모든 대화를 SSG 음으로 바꾸는 장난으로 보인다. 젊은이들의 주목을 끌기는 하겠으나 어떤 의도로 기획된 광고인지 불분명하다. 원작만 한 후속작이 없다는 생각이 든다.

눈길을 끄는 또 다른 광고는 경동나비엔의 아빠는 콘덴싱 쓰잖아 편이다. 지난 해 원작에서는 귀여운 꼬마가 나와서 울 아빠는 지구를 지켜요하며 큰 인기를 끌었다. 메인 모델인 유지태보다 이 꼬마가 더 기억에 남았다. 이 작품은 국민이 선택한 좋은 광고상도 받았고 에피 어워드도 수상한 훌륭한 광고였다. 이번 후속 작품은 원작의 흐름을 그대로 잘 살렸다. 원작의 꼬마도 나오고 다른 아이들도 등장한다. 이번의 주인공 아빠는 콘덴싱 보일러를 만들어서 지구를 지키는 아빠가 아니라 콘덴싱 보일러를 사용해서 지구를 지키는 아빠다. 아이들의 모습이 귀엽고 메시지가 분명하다. 현명한 기획으로 좋은 시리즈의 기반을 만들었다. 원작에서 계속 새로운 스토리가 가지치기 되듯 뻗어나올 때 좋은 캠페인이 된다.

잘 만들어진 광고는 소비자의 사랑을 받는다. 다섯 번, 열 번을 봐도 질리지 않는다. 그건데 그런 광고가 많지 않다는 것이 문제로 보인다. 많은 광고들이 불편하게 주목을 끈다. 억지로 소비자의 머리 속에 메시지를 우겨 넣으려 한다. 공감 가지 않는 자기 주장만 늘어 놓는다. 재미없는 얘기로 지겹게 한다. 그런 만큼 잘 만들어진 광고가 더 돋보이는 시대다. 브랜드의 중요성을 인식한다면 고품질의 콘텐츠의 중요성을 알아야 할 것이다. 소비자들이 찾아서 봐주는 콘텐츠, 소비자들이 퍼 날라주는 콘텐츠를 만드는데 힘을 쏟아야 한다. 영국의 존 루이스 백화점이 그 대표적인 사례일 것이다. 매년 11월 초가 되면 수 많은 사람들이 존 루이스의 크리스마스 영상 광고를 기다린다. 그리고 그 해의 크리스마스 광고가 개봉되면 유튜브 등으로 1억 명이 넘는 사람들이 이 영상을 보는 것이다. 바야흐로 고품질 브랜드 콘텐츠의 시대다.

(SSG.com 2018년 광고) 

                             (경동 나비엔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