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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h's thought

#51 영화와 광고

#51 영화와 광고

부산국제영화제 기간입니다. 어느덧 18년의 연륜이 쌓이며 날로 권위를 높이는 것 같아 좋습니다. 저도 초기에는 여러 번 이 축제를 찾았습니다. 당시 저는 메이저 직배사의 광고를 담당하고 있었습니다. 90년대 초반 영화 시장이 오픈 되면서 직배사들이 진출하자 국내 영화인들이 크게 반발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극장에 뱀을 풀어놓는 해프닝에 스크린 쿼터제 사수를 위한 각종 시위 활동이 활발했었습니다. 그러나 이제 한국영화는 확실한 경쟁력을 갖고 헐리웃 영화를 압도하는 실적을 보이고 있습니다. 해외 진출도 활발해서 한류의 한 흐름을 담당하고 있기도 합니다. 역시 자유시장에서의 경쟁 속에서 살아남으며 힘을 키우는 것인가 봅니다. 텔레비전이 등장할 때 영화산업의 종말을 말했던 사람들에게 오늘의 영화산업을 보여주고 싶은 생각도 듭니다.

영화와 광고는 아주 밀접한 관계입니다. 영화는 PPL이란 형식으로 광고의 무대가 되기도 하고 광고는 영화의 소재로도 많이 등장하기도 합니다. 더스틴 호프먼 주연의 <크레이머 대 크레이머>나 멜 깁슨 주연의 <What women want> 등이 대표적인 작품입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인력의 교류입니다. 리들리 스콧은 광고영상 제작으로 수많은 광고를 제작했는데 가장 유명한 광고는 애플 맥킨토시 컴퓨터 런칭광고입니다. 그는 이후 <델마와 루이스>, <에일리언>, <글래디에이터> 등으로 세계적인 영화감독이 되었었습니다. 마이클 베이도 유명 TV CF 감독 출신으로 클리오 광고제 등에서 많은 상을 받은 경력이 있습니다. 그리고 영화로 가서 <나쁜 녀석들>, <트랜스포머> 시리즈 등의 흥행 감독이 되었지요. 이준익 감독도 서울극장 기획실에서 광고업무를 담당하며 꿈을 키웠었다고 합니다. 예를 들자면 끝이 없을 정도로 많은 인재들이 영화와 광고의 두 영역을 오가며 활약했고 지금도 그렇습니다.

광고와 영화의 대표적인 만남은 1990년대 후반의 BMW의 첫 인터넷 무비 <The Hire> 일 것 입니다. 유명 영화감독들에게 BMW단편영화를 제작하게 하고 인터넷을 통해 개봉했습니다. 첫 번 째 인터넷 무비로 엄청난 성공 케이스로 지금까지도 많이 보고, 찾는 케이스가 되었습니다. 오우삼, 가이 리치 등의 유명 감독과 클리브 오웬, 마돈나 등 출연진의 면모도 아주 화려합니다.

영화와 광고는 점점 더 가까이 서로 접근하는 추세입니다. 광고나 광고계를 소재로 한 영화 생각나는 것이 있으면 알려주십시오. 훨씬 더 많은 것 같은데 갑자기 생각하려니 위의 두 작품만 떠 오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