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kh's thought

#96 빌 번벅 이야기

#96 ‘빌 번벅이야기 1

몇 달 전에 어떤 디지털 세미나에서 네덜란드에서 온 디지털 광고회사 CEO가 청중들을 향해 빌 번벅을 아는 사람 손들어 보라고 했다. 그런데 손을 든 사람은 불과 대여섯 명에 불과했다. 그는 빌 번벅을 아는 사람이 그렇게 적다는 것에 놀라는 눈치였다. 사실 나도 많이 놀랐다. 그래서 몇 차례에 걸쳐서 그의 이야기를 나눠볼까 한다.

빌 번벅은 광고 크리에이티브에 혁명을 가져온 사람으로 평가된다. 그는 Art Copy를 결합시킨 사람이다. 지금은 모두 당연하게 생각하지만 그 이전의 광고는 이 두 요소가 결합되어 있지 않았다. 구텐베르크의 인쇄술 발명이 광고의 첫 혁명을 가져왔고 빌 번벅의 크리에이티브 혁명이 2차 혁명이고 디지털 시대가 되면서 구글이 주장하는 ‘Art, Copy & Code가 세 번 째 혁명이다. 빌 번벅과 그가 만든 광고회사인 DDB에 의해 광고의 황금시대가 펼쳐졌다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 폭스바겐 비틀 캠페인은 특히 두고 두고 이야기되는 고전이 되었다. (이 캠페인 시리즈만을 다룬 책이 있다. ‘딱정벌레에게 배우는 광고발상법박현주 나남 출판사)

Bill Bernbach, 정식 이름은 William Bernbach 1911년 뉴욕 브롱스에서 태어났다. 그는 집이 너무 가난해서 미들 네임이 없다고 말했다고 한다. 빌 번벅NYU에서 학사 학위를 받았다. 영문학을 전공했지만 동시에 음악, 경영, 철학 등도 공부했다. 그리고 피아노를 연주하기도 했다. 영리하고 똑똑한 청년이었지만 외모는 왜소하고 낯 빛은 창백했으며 운동에는 재능이 없었다.

1932년 대공황이 절정일 때 빌 번벅은 어떤 회사의 우편물 담당 서무로 취직을 했다. 그 이후 몇 가지 일과 군대 복무를 마치고 그는 유명한 광고회사인 Grey Advertising에 입사하게 된다. 카피라이터, 수석 카피라이터, 부사장 제작본부장등으로 초고속으로 승진을 하였다. 그러나 광고 비즈니스의 본질을 고민하면서 Grey Advertising의 오너에게 편지를 쓰게 된다. 그 편지의 후반 일부를 인용해 본다.

(만일 우리가 발전을 원한다면 우리는 차별화된 특성을 지녀야 합니다. 우리는 우리만의 철학을 가져야 하며, 그것은 다른 사람이 우리에게 강요하는 철학이어서는 안됩니다. 새로운 길을 찾아냅시다. 세상에 뛰어난 감각과 뛰어난 그래픽, 뛰어난 카피가 높은 매출로 이어진다는 것을 증명해 보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