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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h's brand column @ Monthly DI

이제는 크리에이터들이 환경문제를 얘기할 때


이제는 크리에이터들이 환경문제를 얘기할 때


세계 최고의 광고 크리에이티브 축제인 ‘칸 라이언즈 페스티벌’이 지난 6 18일부터 22일까지 열렸다. 최고의 크리에이티브 캠페인들이 많은 상을 받았는데 이번에는 특히 환경문제를 다룬 캠페인들이 많은 상을 받으며 시선을 끌었다.

디자인 부문 그랑프리의 영예를 차지한 Trash Isles라는 캠페인이 있다. ‘쓰레기 섬나라’ 정도로 번역할 수 있는데, 바다에 버려지는 플라스틱 쓰레기 문제를 다루었다. 태평양에 떠 있는 플라스틱 쓰레기는 그 규모가 무려 프랑스 만하다고 한다. 이런 문제를 주목한 비영리 단체인 The Plastic Oceans Foundation은 영국 런던의 크리에이티브 에이전시인 AMV BBDO와 역시 영국 런던의 소셜 미디어 회사인 LADbible과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이들은 2017 6 8일 세계 해양의 날을 맞아 UN에 이 ‘쓰레기 섬나라’를 정식 국가로 인정해 달라고 신청했다. 정식 국가 신청을 위해서 이들은 전 세계를 대상으로 이 쓰레기 섬나라 시민을 모집했고, 전 세계 수십만 명이 이 쓰레기 섬나라의 시민이 되어주었다

이 캠페인은 심사위원들의 높은 평가와 함께 디자인 부문 그랑프리와 다른 몇 부문에서 상을 받았다.

아웃도어 부문에서는 필리핀의 광고회사인 Dentsu Jayme Syfu가 그린피스 필리핀을 위해 기획한 Dead Whale로 골드 라이언 상을 받았다. 이 캠페인 역시 바다로 배출되는 플라스틱 쓰레기 문제를 다루었는데 아이디어의 핵심은 바다의 플라스틱 쓰레기로 대형 고래 조형물을 만들어서 유명 리조트 해변에 설치하는 것이었다. 이 조형물은 해변을 찾은 관광객들에 의해 스토리와 함께 급속도로 퍼졌다. 조형물이 빌보드 역할을 톡톡히 했다는 것이 높이 평가되었다.

또 하나 언급할 캠페인은 세 개 부문에서 그랑프리를 수상하고 이번 칸 라이언즈 페스티벌 최고의 크리에이티브로 평가받는 ‘팔라우 서약(Palau Pledge)’ 캠페인이다. 팔라우는 필리핀과 괌 사이에 위치한 인구 2만 명의 섬나라로 세계에서 가장 작은 나라 중 하나다. 이 나라에 매년 12만 명 이상의 관광객이 찾아오다 보니 환경은 파괴되고 문화는 손상되기 시작했다. 문제를 인식한 팔라우 정부는 팔라우의 자연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환경보호에 초점을 두고 이민법 및 시민법을 개정했다.

그 결과, 관광객에게 자연보호를 서약하게 하고 이를 법으로 강제해서 팔라우의 자연환경을 지키겠다는 팔라우 서약 캠페인이 탄생했다. 관광객들은 팔라우로 향하는 비행기 안에서 ‘The Giant’라는 영상을 의무적으로 시청하게 된다. 여기서 ‘자이언트(Giant)’는 관광객을 의미하는데 자이언트가 팔라우를 즐기면서 무의식중에 자연을 해치고 팔라우 문화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칠 수 있음을 깨닫게 해 준다
공항에서 입국 심사를 받을 때 관광객의 여권에는 각 나라말로 된 팔라우 서약 스탬프가 찍힌다. 그리고 여권 소지자는 반드시 서약에 자기 서명을 해야 한다. 팔라우 서약 내용은 다음과 같다

“팔라우 국민 여러분, 저는 방문객으로서 여러분의 아름답고 독특한 섬나라를 지키고 보호할 것을 약속합니다
저는 자연을 해치지 않고, 친절하게 행동하며, 주의해서 여행하겠습니다
저에게 주어지지 않은 것은 취하지 않겠습니다
저를 해치지 않는 대상에게 해를 가하지 않겠습니다
제가 오직 남기게 될 것은 물에 씻겨 나갈 발자국들뿐입니다.

팔라우 서약은 호주의 광고회사인 Host/Havas의 캠페인으로 본질적으로 관광 캠페인이면서 환경보호를 잘 조화시킨 멋진 기획이었다

세계 각국의 많은 크리에이터들이 환경보호 이슈를 다루고 있다. 그만큼 환경 문제가 심각한 이슈라는 이야기다. 우리나라의 크리에이터들도 멋진 환경보호 관련 작품들을 소개하고 있다. 오는 8 23일부터 25일까지 부산에서는 부산국제광고제 ‘AD STARS 2018’이 열린다. 최고의 크리에이티브를 만날 멋진 기회다. 이곳에서 환경을 다룬 크리에이티브 캠페인을 많이 만나고 싶다

이제는 정말 크리에이터들이 환경문제를 얘기할 때다.


(2018 8월호, 월간 디지털 인사이트 )

(아래는 덴츠 하이메 시푸의 플라스틱 쓰레기를 모아 만든 Dead Wha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