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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DK Story

#10 하이트맥주 런칭 캠페인

#10 하이트 맥주 런칭 캠페인

 

우리나라 맥주시장은 동양맥주와 조선맥주의 두 회사가 차지하고 있었다. 동양맥주는 같은 그룹 광고회사인 오리콤이 계속 대행해 왔고 조선맥주제일기획이 주로 대행했었다. 대홍기획 80년대 중반부터 조선맥주를 공략했다. 먼저 조선맥주가 들여온 칼스버그 맥주 광고를 대홍기획이 대행하게 되었다. 대홍기획칼스버그 광고를 멋지게 제작하고 운영해서 조선맥주의 메인 브랜드인 크라운맥주 광고까지 맡게 되었다. 80년대 후반이었다. 나는 담당 AE를 맡기도 하였다.

DDK가 되어서도 조선맥주를 계속 담당했다. 조윤기씨와 박종우군이 주로 담당했고 나는 팀장 역할이었다. 92년부터 신제품의 광고 대행을 놓고 대홍-DDK와 제일기획은 치열한 경쟁에 들어갔다. 결국 대홍-DDK는 신제품 대행권을 거머쥐게 되었고 이렇게 진행한 신제품이 바로 하이트맥주이다.

당시 맥주시장에서 동양맥주, OB맥주는 압도적인 우위에 있었다. 조선맥주의 크라운 맥주는 부산 경남 지역 정도에서 우위에 있을 뿐 소비자의 마인드 쉐어를 조사해 보면 크라운의 선호도는 10%가 채 안 되는 수준이었다.

하이트맥주의 런칭 광고 핵심 메시지는 지하 150미터 천연 암반수였다. 조윤기, 박종우와 최윤식CD 등이 광고방의 임인규 감독님과 함께 멋진 런칭 CF를 만들었다. 새로움과 강력함이 느껴지는 광고였다. 그런데 문제는 방송광고 심의였다. ‘천연이란 단어 사용을 금지하였으며 특히 지하 150미터를 입증하는 것도 지극히 어려운 문제였다. 지질학 대학교수를 동원하고 최윤식CD가 심의위원들 앞에서 프레젠테이션을 하는 등 지난한 과정을 거쳐서 마침내 방송이 되었다.

하이트맥주는 런칭 한 지 6개월도 채 되지 않아서 시장 반응이 느껴졌다. 조선맥주 전임직원의 엄청난 판촉 노력이 있었다. 그리고 경쟁사의 실수도 겹쳤다. 동양맥주는 경쟁사의 신제품을 무시하고 동양맥주의 3-4개 브랜드에 마케팅을 분산하고 있었다. 별로 신경쓰지 않고 자기들의 마케팅을 계획대로 했던 것이다. 그리고 그 무렵 두산 계열사 하나가 낙동강에 페놀을 방류하는 실수를 저지르고 언론이 크게 문제 삼는 일이 벌어졌다. 국민들의 물에 대한 관심이 막 생길 무렵이었다. 하이트맥주는 무섭게 팔려가기 시작했다. 런칭 1년이 지날 무렵에는 시장 점유율에서 OB맥주를 제치는 일이 일어났다. 이후 맥주의 #1하이트 맥주가 된다. 조선맥주는 회사이름도 하이트맥주로 바꿨다.

대홍-DDK는 런칭광고를 잘 해 놓고도 93년 가을부터 광고 대행을 제일기획에 빼앗기게 되었다. 뼈아픈 순간이었다. 그리고 광고란 직업의 숙명이 뺏고 빼앗기는 것임을 다시 생각하는 순간이기도 했다. 93년이 그렇게 달콤 씁쓸하게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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