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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164 네이버, '파워콘텐츠'라는 또 하나의 광고 상품

#164 네이버, ‘파워컨텐츠라는 하나의 광고 상품

 

지상파 '광고총량제' 이슈로 시끄러운 요즘, 온라인에서 조용하게, 그러나 '광고총량제' 못지 않은 변화가 시작되고 있다. 네이버파워컨텐츠’라는 이름의 새로운 광고 상품을 준비하며 베타서비스를 진행중이다. ‘파워컨텐츠? 도대체 무엇일까? 기존의파워링크는 광고주의 홈페이지로 연결해 주는 광고 상품이었다면 새로운파워컨텐츠’는 블로그로 연결해 주는 광고이다.

 

네이버에서유럽여행’이라고 검색을 해 봤다. 파워링크 10개의 광고가 노출된다. 그러면 페이지는 가득 찬다. 화면을 내려가 보니파워컨텐츠’가 나타난다. 베타 상태에서 세 개의 광고가 나타난다. 이어 계속 내려 보니비즈사이트 라는 이름으로 또 다섯 개의 광고가 등장한다. 광고 천국이다. 내가 찾는 순수한 정보는 이런 광고를 다 지나가야만 저 아래에서 겨우 찾을 수 있다. 11인치 모니터에서는 세번의 스크롤 화면, 27인치 모니터에서는 두번의 스크롤 화면을 지나야만 광고가 아닌 정보가 나오는 것이다.

 

여기에 또 다른 광고 서비스를, 그것도 웹검색이 약한 네이버자연검색 (Organic Search) 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블로그 영역에 대한 유료노출 서비스를 진행한다니. 이에 대해 디지털 퍼포먼스 마케팅 컨설턴트인 B&A Consulting 이환선 대표는정보를 얻기 위해 9시 뉴스를 틀었는데 PPL로 가득한 것”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적절한 비유다. 유료 광고 노출의 문제는 그 컨텐츠의 질과는 관련 없다는 것이다. 최소한의 자격 요건만 갖추고 나면, 그 다음은 입찰 금액에 의해 순위가 정해진다. 상위에 노출되는 컨텐츠가 우리 소비자들에게 가치 있는 컨텐츠라고 말하기 어려운 것이다.

 

또 하나 이해하기 어려운 것은, 네이버파워컨텐츠’는 파워링크’ 등 검색 광고와 달리 사용 가능한 키워드가 정해져 있다는 것이다. 내가 특정 롱테일 키워드로 컨텐츠의 노출을 높이고 싶어도, 내가 원하는 키워드가파워컨텐츠’에 사용 가능하도록 지정된 컨텐츠가 아니라면 사용할 수 없다. 네이버가 바라는 것은 검색 패턴의 획일화인가?

 

파워콘텐츠 카테고리를 만들어서 네이버는 얼마의 수익을 목표로 할까? 100? 500? 잘 모르겠다. 하지만 결국 이 광고비도 기업의 마케팅 비용이고 방송, 신문 등에서 빼앗기게 될 광고비도 들어있다. 지상파, 종편, 케이블이 싸우는 동안 네이버는 조용히 돈을 벌어간다.

네이버의 정체에 대해 심각히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네이버에서 우리는 정말 원하는 정보를 편하게 찾을 수 있을가? 네이버는 검색엔진이 맞는가? 구글은 검색결과의 품질을 유지하기 위해, 즉 구글에서 제공되는 검색결과에 대해 사용자들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검색결과 화면에서의 광고의 비율을 매우 엄격하게 통제하고 있다. 광고를 통한 노출이라는 것이 사용자가 원하는 가치와는 다르다는 것을 인정한 것이다. 이렇게 계속 가다가는 구글에 다 빼앗길 것 같다.  ‘검색하는 인간’에게 최적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네이버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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