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9년 5월 3일은 대홍기획 대표 재임 시 1999년 별세한 고 강정문 대표의 20주기였다. 함께 일했던 분들과 함께 고인의 묘소로 인사를 다녀왔다. 화창한 날씨에 꽃이 많은 환경이라 봄날 소풍 온 기분이었다. 고인이 20년 만에 찾은 후배를 반갑게 맞아주는 듯했다.
필자가 대홍기획 공채 1기로 입사할 때 고 강정문대표는 대홍기획의 기획실장으로 우리를 3개월 동안이나 교육시키는 플랜을 실행했다. 그 기간 동안 대학에서 배우지 못한 광고의 실무 관련 지식을 충분히 배울 수 있는 특권을 누렸었다. 조사, 영상, 녹음, 기획, 매체 등등 각 방면의 고수들의 강의가 36년이 지난 지금도 생각날 정도이다. 80년대, 90년대에 강정문은 끊임없이 해외의 전문 지식을 공부하고 회사 내에 교육시켰다. 마케팅 연구소를 만들어서 본인이 직접 챙겨가면서 전문적인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회사로 만들어 간 것이다.
필자는 고인의 대표이사 재임 시 해외 제휴회사인 DDB의 시카고와 시드니 오피스로 5개월 가까운 기간 연수를 다녀올 기회가 있었다. 가기 전에 강정문 대표가 보고 올 것들 것 대해 말씀해 주었고 나는 연수 후에 보고 배운 모든 것을 회사로 전달하고 그것들이 대홍기획의 업무 자료들로 만들어지는 것을 보았다. 특히 기억에 남는 것은 Job Description이다. 내가 수십명의 각 직능, 직급의 임직원들과 인터뷰하고 그들의 Job Description을 수집해 왔던 것이다. 이는 바로 대홍기획에서 번역하여 업무자료로 발간했었다.
강정문은 가나 초콜렛, 칠성사이다 등 아주 많은 광고를 기획하고 때로는 카피도 직접 쓰곤 했다. 그 중에서 내가 가장 기억하는 강정문의 캠페인은 한겨레신문 창간 모금 캠페인이었다. 1987년의 민주화 운동으로 대통령 직선제를 이루어 냈으나 민주화 세력의 분열로 다시 군인출신 대통령을 선출하여서 많은 국민들이 허탈해 하던 시절 한겨레신문 창간 모금 캠페인은 많은 사람의 공감을 얻고 큰 모금 성과를 만든 뛰어난 것이었다. 매년 5월 15일 한겨레신문 창간일이 되면 나는 이 캠페인과 함께 이 캠페인을 직접 만들며 리드한 강정문 대표가 떠오른다.
강정문 대표는 1997년 경제가 어려운 시기에 대표에 취임했고 1999년 5월 3일 병으로 별세했다. 54세의 너무 아까운 나이였다. 그와 함께 일했던 많은 이들이 강정문과의 각각의 추억을 간직하고, 그에게 배운 대로 열심히들 살아왔다. 그리고 우리 광고계는 많이 발전했다.
훌륭한 리더는 자기 조직 문화에 큰 기여를 한다. 또한 훌륭한 리더는 자기 회사가 속한 산업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는 역할을 한다. 훌륭한 리더는 사람을 키운다. 훌륭한 리더는 오래 기억된다. 고 강정문 대표는 그런 사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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