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피는 봄날의 이별
20여 년 전에 내 아버님이 돌아가셨을 때는 5월 중순 어느 날이었다. 당시 아버님 연세 76세. 꽃이 아름다운 계절에 세상과 작별하는 것도 좋다는 생각이 들었었다.
2000년에는 당시 대홍기획 강정문대표가 5월 초에 돌아가셨다. 당시 56세 정도로 기억한다. 내가 대홍기획 신입사원으로 들어갈 때부터 강정문 대표는 우리가 그 회사에 지원하는 이유였다. 나는 강정문 대표 덕분에 DDB 연수를 다녀오기도 했다. 많은 후배들이 두고두고 강정문 대표를 그리워했다. 뛰어난 사람이 세상을 일찍 떠났을 때 그를 따르던 이들에게는 더 가슴 깊이 그이가 새겨지는 것 같다.
최근에 정인수 목사님이 천국으로 가셨다. 정인수 목사님은 나보다 다섯 살 위지만 대학교를 같이 다녔고 대홍기획으로 같이 입사했던 가까운 사이이다. 미국 유학 중 목회의 길로 들어 가셔서 애틀랜타연합장로교회의 담임목사로 오래 시무하시다가 금년 4월 18일 돌아가셨다. 3월에 내게 연락을 하셔서 서울에서 출판 기념회와 동문들 모임 관련 부탁을 하셨고 4월 14일 목요일 저녁에 광화문의 한 중식당에서 몇 동문들과 함께 저녁 식사를 했다. 임영석, 오승훈, 박범정 그리고 내가 참석했다. 정인수 목사님은 힘이 없어 보였고 말라 보였다. 정인수 목사님의 저서 ‘진정한 리더십은 위기에 빛난다’를 우리에게 한 권씩 주셨다. 오승훈에게 안수기도 하면서 우리 모두를 위해 기도해 주셨다. 돌이켜 생각하니 천국에서 만날 때까지의 이별을 생각한 인사말이기도 했다. 정인수 목사님은 심장이 많이 안 좋아서 수술을 받았어야 했으나 본인이 거부하셨다. 믿음으로 이겨내겠다고 하셨다고 한다. 어떤 생각이었는지 나는 잘 알지는 못하겠다. 당연히 모든 걸 주님의 손에 맡겨둔다는 생각을 하셨을 것 같다. 꽃피는 봄날에 강한 기억을 남겨주고 가신 고 정인수 목사님을 나는, 그리고 동창들은 오래 기억하며 추모할 것이다.
2016. 5. 8.
4월 14일 저녁, 좌로부터 오승훈, 박범정, 고 정인수 목사님 그리고 한기훈. 연대 신방과 동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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