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2 글로벌 커뮤니케이션 컴퍼니의 비겁한 처신
-JWT Korea의 직장 폐쇄와 관련하여-
지난해 말부터 터지기 시작한 광고회사-광고주 간의 뒷돈 추문이 검찰의 수사로 하나하나 알려지기 시작하더니 마침내 그 진원지였던 JWT Korea가 직장 폐쇄된다는 뉴스가 전해졌다. JWT 아시아태평양 본부가 캠페인 매거진에 밝힌 내용이다. JWT의 글로벌 광고주는 Y&R Korea로 이관되어서 서비스를 지속하게 된다. JWT korea가 한국에서 개발한 광고주는 모두 정리된다. 인력도 당연히 정리된다. JWT, Y&R은 Grey, Ogilvy와 함께 WPP 그룹의 광고회사들이다.
이번 사례를 통해 글로벌 커뮤니케이션 컴퍼니의 비겁한 처신을 말하지 않을 수 없다. 우선 이번 사건을 들어 설명하자면, JWT 아시아태평양 본부는 지휘체계상 분명한 책임이 있다. 한국에서 일어난 잘못된 일을 모르고 있었다는 것은 엄청난 직무 유기이다. 글로벌 기업들이 현지 CFO를 통해 돈 관련 이슈는 특별히 챙기는 것은 상식이다. 그런데도 모르고 있었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알고 있었다면 공범이 되는 것이니 알고 있었다고 말하지 못하는 건지도 모른다. JWT 아시아태평양의 책임자는 당연히 한국 언론을 통해 적절한 사과와 책임자 처벌을 발표하는 것이 옳다. 하지만 이제까지 그런 모습을 보인 글로벌 회사는 없다. 또 다른 문제는 졸지에 직장을 잃게 되는 한국 스태프에 대해 JWT 아시아퍼시픽이 어떤 보상을 하는지의 문제이다. 이 문제는 좀 더 두고 볼 이슈이나 그들의 생리 상 크게 기대할 것이 없다.
WPP그룹은 세계 최대의 커뮤니케이션 기업으로 전세계 112개국에서 19만명의 종업원이 일한다. 위 언급한 광고회사 이외에도 밀워드 브라운, 버슨-마스텔러, 힐 앤 놀튼, TNS 등의 다양한 마케팅 서비스 회사들을 갖고 있다. 여기 적은 이름들은 또한 전부 한국에서도 기업활동을 하고 있다. WPP그룹은 다른 그룹에 비해 매우 강한 영업 드라이브로 매년 상대적으로 큰 이익을 내는 기업으로 알려져 있다. 높은 이익목표를 부과하고 몰아 치면서 그들이 과연 불법, 탈법을 방지하기 위해 얼마나 노력했을지 궁금하다. 특히 WPP그룹이 등록되어 있는 영국은 부패방지법이 엄청나게 강한 나라이다. 다른 나라의 지사에서 발생한 문제도 부패방지법의 지배를 받는다.
JWT 본사가 관리 잘못을 인정, 사과하고 새로운 리더십을 선임해서 JWT Korea를 존속시키는 것이 그 종업원이나 고객들을 위해 당연히 해야 할 일임에도 그들은 그리 하지 않는다. 도마뱀 꼬리 자르고 도망가듯 한다. 글로벌 기업의 비겁한 모습이다.
2016. 5.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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