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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h's IM Leader Interview

조용노 파타고니아 코리아 대표

그 브랜드가 가진 진정성 조용노 파타고니아 코리아 대표이사

조용노 파타고니아 코리아 대표이사한국 패션 및 아웃도어 업계에서 그의 이름 세 글자는 흥행보증수표다
손만 댔다 하면 성공하니까
컨버스뉴발란스스프리스잔스포츠 등 그의 손을 거쳐 한국 시장에 이름을 알린 글로벌 브랜드만 수십 개다.
 
2013그의 손을 빌리기 위해 수많은 글로벌 브랜드가 손을 내밀었지만그가 선택한 곳은 ‘파타고니아(Patagonia)’였다
손을 내민 적도 없다그가 직접 제 발로 찾아갔다
이유인즉슨, ‘진정성’이 보였기 때문이다과연 그가 본 진정성은 어떤 모습이었을까그에게 직접 들어보자.

 

진행한기훈 ‘한기훈 미디어커뮤니케이션 연구소’ 대표  khhan60@gmail.com  
사진포토그래퍼 이재은 jaeunlee@me.com  정리김지훈 기자 kimji@websmedia.co.kr





Jo Yong No
그 브랜드가 가진 진정성 
조용노 파타고니아 코리아 대표이사



 

DI LEADERS는 한기훈 ‘한기훈 미디어커뮤니케이션연구소’ 대표가 
뉴스와 이야기가 있는 리더를 만나 디아이 독자들에게 새로운 시각과 인사이트를 제공하는 코너입니다.


패션 업계에서 조용노 대표의 이름을 모르는 이는 없을 테지만, ‘DI’를 보는 디지털 산업 종사자들은 조 대표의 이름이 생소할 수 있다간단히 자신을 소개해줄 수 있을까.

30년 넘게 등산을 해온 아웃도어 매니아로서 2013년부터 세계적인 아웃도어 브랜드 파타고니아 코리아의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조용노다.과거부터 뉴발란스스프리스 등 글로벌 스포츠 및 아웃도어 브랜드를 경영하며 꾸준히 노하우와 비전을 다져왔다
특히 아웃도어는 볼수록 참 매력이 큰 분야다.

파타고니아의 브랜드 스토리에 반해 파트너가 되기로 마음먹은 것으로 알고 있다조용노 대표를 반하게 한 파타고니아의 스토리는 무엇인가.

파타고니아는 미국의 유명 등반가 ‘이본 쉬나드(Yvon Chouinard)’ 1973년 창립한 친환경 아웃도어 브랜드다
최초 등반 장비를 제작하는 ‘쉬나드 이큅먼트의 자회사로 출발했지만이후 고집에 가까운 품질 유지와 철저한 환경 철학으로 지금의 파타고니아가 됐다품질 면에서는 1993년부터 100% 유기농 순면 제품만을 제작하며 크게 인정받았고환경 측면에서는 1996년부터 버려진 페트병을 재활용한 ‘스냅티라는 제품을 매년 제작하며 화제를 낳은 바 있다특히 ‘환경에 대해서는 어떤 브랜드보다 적극적이다앞서 브랜드를 소개하며 아웃도어 브랜드라는 말 앞에 ‘친환경이라는 수식어를 붙인 것도 그 이유다. 2014년부터는 강제 사육된 동물의 털은 쓰지 않는트레이서블 다운을 선보이며 동물의 권리도 보호하려 노력하고 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브랜드 차원에서 강조하고 있는 것 같다특별한 이유가 있을까?

파타고니아는 지구의 자원이 유한하며 우리가 하는 의류 생산 활동이 지구 환경에 유해하다는 사실을 분명히 인정하고 있다그렇기에 당연히 우리가 사용하는 자원을 제공하는 지구에 거꾸로 무언가를 돌려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를 우리는 ‘1% for the planet’이란 이름으로 캠페인화했고, ‘Earth Tax’란 이름으로 제도화했다. 1985년부터 시작해매출액의 1%를 환경 단체를 지원하는 데 기부하는 사회 활동이다수익이 아닌 매출액의 1%를 지원한다는 것이 특별한 의미가 있다고 자평하고 있다작년까지 기부한 총액은 약 7천만 달러(한화 약 840억 원)굳이 ‘사회적 책임’ 또는 ‘착한 마케팅이라는 이름을 붙이고 싶지는 않다응당 해야 하는 일을 하는 것일 뿐 브랜드 효과를 위한 인위적인 마케팅 활동이 아니기 때문이다.

실제로 파타고니아가 행하는 마케팅 활동을 보면 영리를 추구하는 기업이 맞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일반적인 브랜드와 행보가 다르다일례로 한국에서 파타고니아가 유명해지는 데 큰 몫을 한 ‘Don’t buy this jacket’ 광고가 있다이 광고는 어떻게 탄생했으며기업의 영리 목적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사실 그 광고가 그다지 치밀한 계획 끝에 나온 결과물은 아니었다(웃음). 
재킷을 사지 말라고 강조한 것은 아니고, ‘꼭 필요할 때만 제품을 사라고 주문한 것이다필요하지 않은 제품을 살 경우역시 환경이 망가지기 때문이다그리고 원래부터가 파타고니아는 제품을 많이 파는 것엔 관심이 없다그저 좋은 제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필요한 만큼만 파는 것이 파타고니아의 사업적 목표다이러한 브랜드 스토리가 광고 메시지와 자연스럽게 이어지며 큰 사랑을 받은 것 같다.

브랜드 이야기를 듣다 보니 조용노 대표가 개인적으로 ‘마케팅을 어떻게 정의하는지도 궁금해진다파타고니아의 기업 철학과 상충하는 부분은 없는가.

제품의 품질에 기반을 두고 진정성 있는 브랜드의 철학을 꾸준히 알리면 공감하는 고객들이 늘어나고 비즈니스도 성장할 수 있다고 본다.변하지 않는 것은 소비자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그 가치를 공유하는 방법이 기기나 문명의 발달에 따라 그 형태를 달리하는 것으로 생각한다여기서 가치란 결국 ‘품질 ‘신뢰이며이는 과거에도 현재에도 미래에도 구매에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로 자리할 것이다특히 요즘 ‘주류라고 말할 수 있는 소셜 미디어는 그러한 가치와 관련된 정보의 생산 및 확산의 주체로서 소비자들의 힘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그렇기에 이제 진정성 없는 브랜드는 어떤 형태로든 위기를 맞게 될 것으로 본다이는 파타고니아와 창립자인 이본 쉬나드의 생각과 상당 부분 일치한다.

그럼 파타고니아 ‘코리아의 이야기로 넘어가 보자국내 시장은 다른 국가에 비해 아웃도어 산업이 상당히 큰 것으로 알고 있다다만다른 나라들처럼 파타고니아의 영향력이 크지는 않은데?

사실 파타고니아가 한국에 들어온 지는 20년이 넘었지만그간 매장 수가 많지 않아 잘 눈에 띄지 않았다
하지만 파타고니아 코리아는 당장의 판매율 성장보다 품질과 환경을 생각하는 나름의 철학을 지켜가면서 착실히 사업을 전개해왔다성장도 계속 이뤄지고 있어 대내외적으로 상당히 좋은 평가를 받는 것도 사실이다.

한국에서 특별히 취하고 있는 마케팅 전략이 있나?

글로벌과 크게 다를 것은 없다파타고니아의 철학을 더 널리 공감하게 하는 것을 목표로, ‘환경에 대한 공감대와 실질적인 해결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전략이다매체를 통해 광고를 집행하기보다는 주로 고객들과 함께 오프라인에서 어우러지는 이벤트와 이를 알리기 위한 마케팅 비용을 집행하고 있다
그렇기에 공식적인 매체 광고비는 전혀 없다비용을 어디에 투자하는지는 중요한 것이 아니다중요한 것은 우리의 철학을 어떻게 전하고,소비자에게 어떻게 공감을 줄 수 있을지다내 역할도 거기에 있다고 본다.

대단한 철학과 고집이 느껴진다그렇게 탄생한 결과물이 있을까?

소비자와 직접 살이 맞닿을 기회를 마련하려 노력한다새해 첫날 강원도 양양에서 ‘뉴 이어 서핑 이벤트를 진행했다이는 ‘쓰레기 없는 바다(Trash Free Seas)’를 모토로 동해의 환경을 보존하기 위한 환경 캠페인의 일환이다주민들과 함께 서핑 및 해돋이 명소로 알려진 양양 죽도 해변에서 새해 해돋이와 함께 겨울 바다 서핑을 즐겼고환경 메시지가 적힌 팻말을 바다에 띄웠다다같이 스포츠 활동을 즐기면서 환경 보호에 자연스럽게 동참할 수 있도록 한 의미 있는 캠페인이었다고 자평하고 있다.

파타고니아의 국내 시장 현황도 알고 싶다현재 국내 매장들은 직영점과 대리점으로 구성돼 있나.

파타고니아는 강남점을 비롯한 직영점 4전국 주요 도시에 대리점 11백화점 11개를 포함해 총 26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요즘 아웃도어 시장이 위축되며 오프라인 매장문을 닫는 브랜드도 많은데파타고니아는 오히려 백화점 등의 입점 요청이 늘었다. 3월에는 추가로 주요 상권에 매장을 개점할 예정이다.

등산서핑스키스노우보드낚시트레일 러닝 등 기능별로 수많은 제품이 있지 않나매장에서 가장 잘 팔리는 제품은 무엇인가.

등산과 서핑이 상위에 포진해 있다특히 젊은 층 소비자들이 서핑 제품에 관심이 많다막간을 이용해 우리 서핑복 자랑 좀 하자면파타고니아 서핑복은 석유 소재의 ‘네오프렌(Neoprene)’을 대체한 식물성 소재인 ‘율렉스’ 소재로 만들어 상당한 품질을 자랑한다올해 유럽 스포츠 아웃도어 용품 박람회 ‘이스포에서 친환경 제품상을 받은 바 있다회사 차원에서 서핑 제품에 대한 인기를 인지하고 대응하고 있다강원도 양양에 서핑 전문 매장을 2014년에 별도로 오픈해 운영하고 있다해당 매장 역시 젊은 서퍼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그런가 하면 온라인에서의 구매율도 매출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나특히 유통 업계에선 온라인 소비자를 꼭 잡아야만 하고온라인 매출의 비중과 성장 속도는 어떤 편인가.

현재 파타고니아 코리아의 온라인 매출 현황을 보면 비중도 작고 성장 속도도 느린 편이다우리도 온라인 소비자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고 있다자체 온라인 스토어를 키우거나 여타 스토어를 통해 판매 접점과 채널을 늘리기 위해 착실히 준비하고 있다
미국이나 일본 시장의 경우온라인 매출 비중이 상당히 높은 편이어서온라인 구매가 더욱 활성화된 한국 시장에서도 곧 온라인 비중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온라인 매출 비중을 높이기 위한 마케팅 활동을 따로 하고 있나.

2015 11월에 브랜드 웹사이트를 리뉴얼 오픈했다미국 본사 사이트와 같은 형태로 오픈해 디자인, UI·UX의 통일감을 높였다이미지 위주로 콘텐츠를 구성하고 직관성을 더욱 높이는 동시에 모바일 대응도 제대로 했다현재는 관련 콘텐츠를 정비하는 중이다
웹사이트의 완성도를 높이고 소셜 미디어 채널과의 시너지를 높일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이후 바이럴 마케팅이나 검색 광고를 단계적으로 검토할 예정이다.

파타고니아의 핵심 고객은 어떤 사람들인가그리고 그들과 어떻게 커뮤니케이션하고 있나.

가장 중요한 건 신뢰다계속 말하지만 파타고니아의 핵심 고객은 파타고니아의 철학을 완전히 이해하고 공유하는 사람들이다
파타고니아에 관심을 갖고 평생 고객이 되는 사람들은 결국 우리와 가치를 같이하는 사람들이고아웃도어에 관심이 있든패션에 관심이 있든 결국 소비자들이 파타고니아를 선택하는 이유는 우리의 철학과 제품에 대한 신뢰가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철학을 온전히 담아내면서도 신뢰를 높인 사례가 있다바로 Wornwear 이벤트다남들이 입던 옷을 세탁 및 수선해 옷을 되팔아 쓸데없는 소비를 줄이고이를 통해 옷 생산으로 인한 환경 훼손을 줄이자는 것이 이벤트의 궁극적인 목표였다
과연 남들이 입던 옷을 파는데 사람들이 사러 올까 의구심을 가지기도 했지만, 3일 만에 900벌 가까운 파타고니아 중고 옷이 모두 새로운 주인을 만났다.
 

한편 요즘은 국내 아웃도어 시장이 주춤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단기간에 크게 성장했고그만큼 독특한 시장이었던 걸로 보이는데한국 아웃도어 시장이 왜 주춤하는지시장 전체의 특징과 연관지어 설명해줄 수 있을까.
 

한국에선 소위 말하는 ‘등산복을 중심으로 한 ‘알파인 아웃도어’ 시장이 급격하게 커지면서 시장 볼륨이 크게 성장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이 알파인 시장이 줄어들면서 아웃도어 시장 전체가 숨을 고르고 있다고 보면 된다표면적으로 보면 주춤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세계 시장의 흐름을 보면 아웃도어 시장은 캠핑백패킹서핑 등 다양한 활동 분야로 세분화전문화하며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또한산이나 바다를 떠난 ‘라이프스타일 아웃도어’ 시장은 오히려 성장세에 있다일상 속에서 아웃도어 의상을 찾는 소비자가 늘어난 것이다국내 역시 지금 당장은 잠시 활기를 잃은 듯해도 곧 성장동력을 되찾을 것으로 본다아웃도어 시장 역시 변화하는 시장 흐름을 잘 파악하고 준비해야 새로운 성장 기회를 잡을 수 있다.
 

국내 아웃도어 마케팅을 보면 안타까운 면도 있다천편일률적으로 톱 모델을 활용한 전 방위적 광고를 실행하지 않나새로운 마케팅적 접근이나남들이 하지 않았던 시도를 하려는 고민의 흔적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이러한 광고·마케팅 행태를 어떻게 보는가?

파타고니아 자체가 없는 수요를 광고로 자극해 소비를 끌어내는 인위적인 마케팅 방식을 추구하지 않는다그런 마케팅은 고스란히 비용 상승으로 이어지고결국 부담은 소비자가 지게 된다환경을 생각해도 불필요한 제품이 생산·소비되는 것이기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화룡점정을 찍는 것은 실제 소비는 젊은 층이 아닌 50대 이상 소비자에게서 더욱 많이 일어난다는 사실이다너도나도 젊은 층이 선호하는 톱 모델을 경쟁적으로 활용하는데그런 것이 무조건 정답은 아니라고 본다인위적으로 수요만 자극하는 마케팅은 사실상 의미가 없다파타고니아는 그런 면에서 브랜드 앰베서더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주로 어떤 이들을 브랜드 앰베서더로 기용하는가.

파타고니아의 브랜드 앰베서더는 테크닉뿐만 아니라 지향하는 가치가 파타고니아와 맞아야 한다계약에 의해 거금을 후원받아 어쩔 수 없이 떠밀려서 홍보대사로 나서는 것은 역시 의미가 없다클라이밍서핑 등 각 스포츠 분야에서 뛰어난 전문가이면서도환경에 대한 마인드도 확실한 사람을 기용한다대표적인 사람이 ‘라몬 나바로(Ramon Navarro)’세계적인 서퍼인 그는 자신이 태어난 칠레의 푼타 데 로보스라는 작은 마을의 무리한 개발을 막고 각종 환경 캠페인에 참여하며 환경운동가로서도 활동하고 있다이런 사람들이 브랜드를 대표해야 우리 철학이 소비자에게 온전히 전달될 것으로 생각한다. 

오늘 파타고니아의 이야기를 듣다 보니브랜드도 사람도 결국 철학과 진정성이 중요한 것 아닐까 싶다마지막으로 조용노 대표가 그리는 미래와 비전을 밝혀달라.

결국 ‘마케팅이라는 과정 자체가 철학을 전달하는 일이 아닐까 싶다파타고니아의 대표직을 수행하며 나부터 파타고니아의 철학을 마음속에 가득 채웠다. ‘품질 ‘환경을 생각하는 파타고니아의 올곧은 마음이 소비자에게 통하길 바랄 뿐이다지금처럼 꾸준히천천히 달리겠다계속 지켜봐 줬으면 좋겠다




* 비용을 어디에 투자하는지는 중요한 것이 아니다
중요한 것은 우리의 철학을 어떻게 전하고소비자에게 어떻게 공감을 줄 수 있을지다
내 역할도 거기에 있다고 본다(중략)  소비자와 직접 살이 맞닿을 기회를 마련하려 노력한다.

** 결국 ‘마케팅이라는 과정 자체가 철학을 전달하는 일이 
아닐까 싶다
파타고니아의 대표직을 수행하며 나부터 파타고니아의 철학을 마음속에 가득 채웠다
품질 ‘환경을 생각하는 파타고니아의 올곧은 마음이 소비자에게 통하길 바랄 뿐이다
지금처럼 꾸준히천천히 달리겠다계속 지켜봐 줬으면 좋겠다.

*** 제품의 품질에 기반을 두고 진정성 있는 브랜드의 철학을 꾸준히 알리면 공감하는 고객들이 
늘어나고 비즈니스도 
성장할 수 있다고 본다변하지 않는 것은 소비자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
그 가치를 공유하는 방법이 기기나 문명의 발달에 따라 그 형태를 달리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