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9 I.Seoul.U
서울시가 최근 새로운 브랜드를 선정해서 발표했다. I.Seoul.U이다. 발표와 함께 부정적인 반응이 넘친다. 이런 거 만들지 많아도 된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서울시 측에서는 모두 만족스러운 것은 없고 다른 국제 도시 브랜드들도 처음에는 부정적인 반응이 많았지만 사용하면서 잘 정착되었음을 강조한다.
도시 브랜드는 필요하다. 세계 각국이 관광산업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 사실만으로도 필요하다고 본다. 도시 브랜드의 가장 성공적인 사례는 I Love NY 캠페인이다. 1977년 경제침체기의 뉴욕시가 관광산업 부흥을 위해서 뉴욕 매디슨가의 유명광고회사인 Wells Rich Greene에 의뢰해서 진행된 캠페인이다. 이때 만들어진 로고는 지금까지도 전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작품이다. 하지만 다른 도시들은 아직 그리 강력한 브랜드를 만들어 내고 있지 못하다. 파리, 런던, 베이징, 토쿄, 시드니… 연상되는 브랜드가 있는가? 이 일이 그리 쉽지 않은 일이다.
또 하나 짚고 넘어갈 것은 국가 브랜드와의 상충문제이다. 한국은 미국과 달리 서울이 곧 한국이라는 이미지가 강하다. 미국 같은 큰 나라와는 다르다. 우리나라에서는 여러 해 동안 Dynamic Korea와 Hi Seoul이 역할을 잘 해 주었었다. 그런데 지난해 국가브랜드를 Imagine Your Korea로 새로 만들었다. 거기에 이번 서울시 브랜드 I.Seoul.U를 매치시켜 보니 너무 ‘당신의 코리아’, ‘너의 서울’이 비슷해 보인다. <당신의 코리아를 상상해 보세요> <너와 나의 서울> … 한국이나 서울이 약속하는 경험의 실체가 드러나 있지 않아서 아쉬움이 크다. Dynamic Korea는 2002년 한일 월드컵의 열기, 인터넷 속도, 24시간 돌아가는 한국사회를 잘 전달하는 내용이었다.
이번 서울시 브랜드 아이디어는 외국인들을 포함해서 일반인들의 공모를 통해 만 여 점의 아이디어가 모아졌다고 한다. 그런데 이게 과연 일반인 아이디어로 추진하는 것이 더 낳은 방법일까? 전문회사에 의뢰해서 해외에서의 반응도 잘 점검하며 추진하는 것이 더 낳은 방법이 아니었을까? 제일기획, 이노션 등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광고회사들은 해외에도 많은 자회사 인력을 갖고 있는 거대조직으로 이런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이미 지난 일이다. 결정된 것을 존중해서 잘 키워나가는 마음이 필요하다. 비판의 소리도 많았고 여러 가지 패러디가 되는 것을 보면서 무언가 기대가 되기도 한다. 무난한 반응을 얻은 작품 치고 성공한 것이 없다. 욕 많이 먹고 성공한 작품들이 있다. 이번 결정은 무난한 것이 아니라 혁신적인 것에 가깝게 보인다. 혁신은 본질적으로 그 미래를 알 수 없는 것이다.
(2015. 10. 서울 브랜드 후보작 세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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