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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DK Story

#11 DDB 연수

#11 DDB 연수(1)

나는 95년 무렵부터 미국에 가서 MBA과정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실력 있는 후배들이 들어올수록 그런 생각이 강해졌다. 그런 의사를 임병철 본부장님 에게 말씀 드렸다. 그래서 내 이슈가 경영진 사이에서 얘기가 되다가 DDB 라인으로도 얘기가 들어갔다. 얼마 지나지 않아서 일본과 한국의 책임자인 데니스 리치몬드가 서울로 와서 나와 미팅을 했다. 데니스 리치몬드는 나를 설득했다. MBA를 해서 DDB같은 회사 들어오는 건데 너는 이미 DDB에서 일하고 있는 것 아니냐며 DDB 연수를 제안해 왔다. 데니스는 당시 대홍기획의 강정문대표에게 나의 연수를 제안했고 강정문 대표는 흔쾌히 승인해 주셨다고 한다. 그렇게 나의 DDB 연수는 실행되게 되었다.

6개월간 미국의 시카고, 뉴욕 그리고 호주 시드니 오피스 등 세 곳의 DDB 오피스에서 연수를 받는 내용이었다. 내가 원하는 것을 정리해 주면 DDB에서 최대한 응해 주기로 했다. 1996년 가을, 겨울의 일이었다.

준비가 다 끝나고 출발한 것은 1997 3월 말 이었다. 아내와 일곱 살 딸 아이와 같이 가는 연수였다. 처음 간 곳은 시카고였다. DDB 시카고 오피스에서 숙소와 Limo 서비스를 어레인지 해 주었다. 처음 경험하는 리무진 픽업에 역시 처음 경험하는 서비스 아파트먼트 생활이 시작되었다. 서울에서 나는 하루 100불 정도 기준으로 숙소를 부탁했었다. 그 정도 금액으로 정해진 숙소는 오크우드 레지던스였다. 시내 한 복판에 위치해서 회사랑도 멀지 않고 방 2, 거실, 주방 등 다 잘 되어 있고 꼭대기 층에는 수영장과 Gym이 있었다.

시카고Windy City’라는 별명답게 바람이 매섭고 추위가 대단한 곳이었다. 하지만 무언가 인간적이고 친근한 느낌의 도시였다. 뉴욕이나 LA의 번잡함, 싸구려 포장의 느낌이 없었다. 우직한 남성적인 느낌의 도시였다.

당시 DDB Chicago700명 정도의 인원이 시카고 강변의 일리노이센터 빌딩에 있었는데 몇 달 후 인근의 고층 빌딩인 아모코 빌딩으로 이전하기로 되어 있었다. 사무실 리스 관련 이야기를 들으니 미국 회사들이 사옥을 짓거나 빌딩을 매입하지 않고 임대로 하는 것이 이해가 되었다. 좋은 건물이 좋은 임대 조건으로 많았다. 굳이 별도의 건물이 필요하지 않은 느낌이었다.

DDB Chicago에서는 임원이 쓰던 방 하나가 비어 있어서 그 방을 내게 배정하고 트레이시 지린이란 직원을 내게 붙여주었다. 내가 원하는 것을 조율해 주는 고마운 직원이었다. 내가 현지 생활을 시작하기 얼마 전에 디디비 시카고에서 직원 한 명이 투신 자살하는 사고가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 충격 받은 직원들을 위해서 의사가 상담하는 등의 조치가 행해졌다고 한다. 직원 케어가 많이 느껴졌다. 이뿐만 아니라 사내 휴게실에서 직원들이 쉬거나 점심을 먹을 수 있는 시설들이 돋보였다.

나는 가기 전에 궁금한 것을 많이 정리했었다. 그들의 일상, 광고주 규모, 일하는 방법, 타이틀, 조직, 제작팀, 외주관리 등등 모든 영역이었다. 그러다 보니 결국은 Job Description이 핵심이 되었다. 그래서 DDB Chicago의 많은 사람들과 인터뷰하면서 그들의 Job Description을 구하기 시작했다. 여러 부서의 각 직급들의 잡 디스크립션을 구하다 보니 그들도 체계적으로 잘 되어있지는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사람마다 양식이 다르고, 그들도 내게 요청 받았을 때 약간 당황하는 빛이 보였다. 마치 그걸 어디 처박아 두었더라?’라고 생각하는 듯. 하여간 이렇게 모은 자료는 후에 돌아와서 대홍기획 인사팀으로 이관했다. 인사팀의 수고로 내용이 잘 번역, 정리되어서 대홍기획 책자로 발행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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