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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h's IM Leader Interview

김상일 태평소금 대표이사

소금의 진미를 아는 남자 김상일 태평소금 대표이사

달큼한 소금. 상상하기 힘들다. 생각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언급할 때나 쓸 수 있는 문구 같다. 
하나 실제로 달다. 소금이 달다고? 그렇다. 소금을 숙성하면, 쓴맛이 빠지면서 단맛이 남는다. 
김상일 태평소금 대표이사는 우리나라 최대 염전인 태평염전을 질 좋은 소금을 생산하는 밭으로, 
세계 최고의 소금 브랜드로 숙성시키고자 한다. 소금의 짠맛과 함께 그 안에 숨어있는 단맛까지도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기 때문이다.

진행. 한기훈 ‘한기훈 미디어커뮤니케이션 연구소’ 대표   khhan60@gmail.com
사진. 포토그래퍼 이재은 jaeunlee@me.com
정리. 월간 IM 편집국 im@websmedia.co.kr







소금은 염화 나트륨(NaCl)을 주성분으로는 하는 짠 맛의 조미료로, 식염(Table Salt)이라고도 부른다. 
소금은 체액에 존재하며, 삼투압 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하므로 사람이나 동물에게 중요하다. 
또한, 체액이 알칼리성을 띠도록 유지하고 완충 물질로는 산과 알칼리 평행을 유지시켜 준다. 

- 위키피디아



김상일 대표이사가 월트디즈니 코리아 사장을 하던 1993년부터 인연을 맺었으니까, 20년이 넘었다. 클라이언트와 대행사로 만나다가 이번에는 인터뷰어와 인터뷰이로 만나게 되니 감회가 새롭다. 세계적인 영화사의 한국 지사장을 하다가 지금은 소금을 만드는 회사의 대표이사가 됐다. ‘연관성이 있나?’라는 생각부터 들더라. 그런데 태평염전 오기 전에는 골프장 CEO였으니(웃음). 김 대표가 걸어온 길이 궁금한 것은 나뿐만이 아닐 것이다. 
1970년대 중반, 국제그룹 소속의 국제상사에 입사하면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당시만 해도 종합상사는 우리나라 경제를 살리기 위한 산업 일꾼들이었다. 당시는 해외 시장 개척이 가장 중요한 일이었기 때문이다. 정말 그때는 정적으로 일했던 기억이 난다. 그러다가 프랑스 파리 주재원으로 한 6년 동안 파리에 머물렀다. 그곳에서는 우리나라 신발과 옷 브랜드를 알리는 브랜드 담당자이자 마케터로 지냈었다.


국제그룹 하면 일단 ‘프로스펙스’가 떠오른다. ‘아티스’도 있고. 특히, 김 대표가 근무했던 1980년대에는 프로스펙스의 브랜드 가치는 대단했던 것으로 기억이 난다.
맞다. 당시 프로스펙스가 ‘잘 나가는 브랜드’였던 것만큼은 분명하다. ‘아티스’의 경우에는 당시 프랑스 지사에서 만든 브랜드로 로고를 피에르 가르뎅 수석 디자이너가 만들었을 정도로 공을 들였다. ‘아티스’가 더 높이 올라가지 못한 것은 지금도 아쉽다. 
국제그룹이 해체되면서(1985년) 스위스의 무역회사인 ‘코사리베르만’으로 자리를 옮겼다. 코사리베르만에서는 스포츠 브랜드 ‘푸마’를 담당했었는데, 시간이 지나서는 ‘발리’, ‘칼 라거펠트’와 같은 패션 브랜드에서 쥬얼리 브랜드까지 소비재 모두를 담당했었다. 그리고 1992년에 월트디즈니 코리아가 설립되면서, 월트디즈니 코리아의 영화사업부 사장이 됐다.


지금 태평염전에 온 것처럼, 월트디즈니 한국법인 사장직을 맡은 것은 이전과는 전혀 다른 일에 대한 도전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새로운 분야에서 도전하는 것을 원했고, 마침 때가 잘 맞았다. 당시에 인상적이었던 것은 월트디즈니 사장직 제의를 수락하고 미국에서 진행한 면접이었다. 대개 한국에서는 한, 두 시간 정도 인터뷰를 진행하는데, 아침 8시부터 오후 5시까지 업무 담당자별로 한 시간씩 아홉 시간을 인터뷰했다. 마케팅, 영업, 관리, 법률 등 분야별로 계속 이야기를 나눴던 것이 기억에 남는다. 특히, 그들이 많이 물었던 것이 윤리와 법률 쪽이었다. 왜냐하면, 1990년대 초반에는 국내 영화 시장이 체계화된 시스템이 아니었기에 월트디즈니의 브랜드와 기업 윤리를 정착시킬 수 있을지에 대한 궁금증이 있었기 때문이다. 또한, 당시 국내 영화 분위기는 직배사에 대해 우호적인 분위기도 아니어서 그것을 이겨낼 수 있는 전략에 관한 것도 물었던 기억이 난다.


10년 동안 월트디즈니 코리아의 수장으로 있었다. 그 사이 한국 영화계는 엄청난 성장을 했는데, 어떤 일이 기억에 남았는가.
1990년대 한국에는 5대 직배사가 있었다. 그중에서 최초로 한국 영화를 배급한 곳이 우리였다. 그 작품이 바로 김승우, 명세빈 주연의 <남자의 향기>였다. 1990년대만 해도 한국 영화계에는 융합에 대한 개념이 없었다. 어떤 효과가 있는지를 실감한 적이 없었으니까. 우리가 <남자의 향기>를 배급할 때만 해도 우리나라 언론에서는 미국 메이저사가 한국 영화 배급시장까지 잠식한다는 비판조의 기사가 상당했다. 업계 분위기도 그랬다. 영화 시장 개방과 관련해서 나는 늘 시장은 개방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열린 경쟁 상태에서 성장이 있다고 주장했다. 지금 보면, 내 생각이 틀리진 않았다.






정제염은 이온수지막으로 불순물과 중금속을 제거하고 얻어낸 순도 높은 소금이다. 공장에서 생산하기 때문에 기계염이라고도 한다. 
천일염은 갯벌을 다진 토판에 바닷물을 끌어모아 최소 25일간 햇볕을 쪼여 생산한 소금으로 염전에서 생산되는 소금을 말한다. 
- 두산백과




지난 2012년 태평염전의 대표이사로 다시 한 번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직전에는 골프장 ‘캐슬파인’의 사장직을 하기도 했고. 이번에도 완전히 다른 분야로의 도전을 시작한 셈인데, 김 대표를 사로잡은 태평염전은 어떤 곳인가.
태평염전은 462만㎡(약 140만 평)가 넘는 국내 최대 단일 규모의 염전이다. 여의도 면적의 두 배라고 생각하면 어느 정도 감이 올 것이다. 손일선 태평소금 회장의 선친인 손말철 회장이 신사업을 구상하던 중 전남 신안군 증도에서 문을 닫은 이 염전을 발견했고, 바로 매입했다. 손말철 회장은 이 염전을 미래의 유토피아가 될 것이라고 예견했고, 결국 그것이 들어맞았다. 천일염 생산량으로는 국내 1위 염전이고, 
매년 1만 5,000톤 정도의 소금을 생산하고 있다.


사실, 염전은 소금을 생산하는 밭이기 때문에 김 대표 경력을 생각해보면 접점을 찾기가 힘들다.
태평염전은 단순히 소금만을 생산하는 곳이 아니다. 염전 중에서 최초로 6차 산업★을 하고 있다. 소금을 생산하고
(1차 산업), 소금을 가공해 상품화하며(2차 산업), 소금을 콘텐츠 삼아 사람들이 즐기고 치유할 수 있는 서비스(3차 산업)까지 이 모두를 한다. 내가 쌓은 다양한 경험으로 태평염전을 이에 걸맞게 브랜딩하고 가꿔나가는 중이다.


1, 2차 산업은 쉽게 이해가 가는데, 3차 산업은 어떤 것이 있는가?
소금박물관이 대표 사례다. 우리나라 최초면서 지금까지 유일하게 소금을 다루는 박물관이다. 소금에 관한 모든 것이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2007년에 개관한 소금박물관은 1953년부터 사용했던 석조로 지은 소금창고를 고쳐서 만들었다. 근대문화유산 361호에 등록된 건물이기도 하다. 이 외에도 소금연구소, 소금대학, 염생식물원, 솔트 레스토랑 등 다양한 것이 있다.


소금박물관을 개관 한지도 벌써 8년이 지났다. 식품기업이 박물관까지 운영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일 것이다.
2008년 3월 이전까지는 천일염은 광물이었다. 천일염이 식품이 된 지는 이제 5년 남짓이다. 광물로 취급받던 천일염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을 바꾸는 것이 필요했다. 그리고 소금의 가치를 알려주고 싶었다. 
1993년 우루과이라운드가 체결된 후 소금값이 폭락하면서 국내 다른 염전들이 문을 닫기 시작했다. 국내의 좋은 염전들이 지키지 못했다. 소금의 가치를 알았다면, 막을 수 있었을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나오는 갯벌천일염은 30만 톤뿐이고. 귀한 자원이다.


소금의 가치를 어디에서 우리가 알 수 있을까?
인류의 역사는 소금과 함께했다. 생명이 있는 곳에는 늘 소금이 있었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하지 않은가.


소금은 사실 식품으로 취급하고는 있지만, 어쨌든 음식에 들어가는 재료 아닌가? 이 아이템으로 사람들에게 흥미를 주는 것이 쉽지는 않았을 것이다.
일단 최고의 소금을 만드는 것이 우리 태평염전의 목표고 할 일이다. 앞서 말한 것처럼 3차 산업에 해당하는 분야에서 필요한 것은 남녀노소 모두가 즐길 수 있고, 이곳에 온 사람들이 다시 오고 싶게끔 하는 동기 부여를 줘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 안에는 소금의 가치와 염전의 소중함을 알리는 것이 깔려 있어야 하고. 그래서 박물관을 비롯한 캐러반, 식물원뿐 아니라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게 신경을 많이 썼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소금 파는 직업은 중요한 사회적 구성 요소였다. 우리의 삶이 소금과 불가분의 관계를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전쟁의 역사에서 소금의 비중 또한 적지 않다. 멀게는 기원전 1세기 로마와 스페인 간의 소금전쟁, 17세기 독일과 오스트리아 간 소금의 경제적 가치로 인한 전쟁이 있다. 가깝게는 19세기 말 미국과 북아메리카 원주민 간의 소금 갈등이 있었다. - 국민일보 2015.1.3


증도에 있는 염전에 가면 다양한 부대시설이 있다고 들었다. 레스토랑하고 카페도 눈에 띈다. 이 곳에서만 먹을 수 있는 특별한 것도 있나?
우리 태평염전은 염전 주변에서 자라는 함초(퉁퉁마디)라는 염생 식물이 있다. 함초는 당뇨, 고지혈증, 다이어트에 좋고, 음식을 맛깔나게 해준다. 유럽에서는 샐러드로도 사람들이 찾는 데, 우리도 함초를 이용한 음식을 만들어 제공하고 있다. 아이스크림이 있고, 함초 라떼와 같은 것이 있다.


소금이나 함초를 이용해서 음식을 만드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나?
그렇게 사람들이 독특하게 볼 수 있는 것을 만들어 주고 싶기 때문이다. 증도에 왔을 때, 식당에 가서 음료를 마시거나, 식당에 가서 함초 요리를 먹으면 기억에 남을 것이다. 이것이 브랜딩이고 마케팅이다. 사람들이 소금과 친숙해지는 방법이기도 하고.


우리나라 소금의 품질을 냉정하게 따졌을 때, 어느 정도 수준인가
맛이나 미네랄 향으로 따진다면 우리나라 소금은 세계 최상급이다. 그런데 마케팅에서 지고 있다. 지금 우리의 상품을 어떻게 브랜드화하고, 소비자들이 가치를 인정하게 해주느냐가 우리의 제일 큰 과제다.


김 대표 이야기를 들으면 들을수록 사람들에게 가까이 다가가기 위한 진심이 느껴진다. 이런 것은 사실 어느 산업을 막론하고 경영자로서는 가져야 할 자세겠지만.
염전 자체는 황량할 수밖에 없다. 그렇지만, 이곳을 찾는 사람들에게 소금의 가치뿐 아니라 증도의 아름다움도 전달하고 싶었다. 그래서 마치 정원처럼 보이게 해바라기를 심었고, 오는 9월에는 메밀꽃으로 주변을 물들일 계획이다. 사람들을 즐겁게 만들어주는 것이 우리가 항상 생각하는 다음 프로젝트다. 대도시에서는 볼 수 없는 것을 체험하게 하는 것이 마케팅 아닐까.


지금까지 말한 모든 활동은 자연에 기반을 두고 있다. 지독하리만큼 염전을 보존하고 그것을 있는 그대로 가꾸는 데 힘을 기울이는 것 같다.
좋은 천일염을 만들기 위해서는 염전과 주변의 생태계를 지켜나가야 한다. 증도는 2007년 12월 담양군 창평면, 장흥군 유치면 등과 함께 아시아 최초의 슬로우 시티로 지정됐다. 이뿐 아니라 우리 태평염전은 유네스코 생물권 보전지역, 람사르 연안습지 선정 등 세계적인 생태 관련 3대 타이틀을 가진 염전이 됐다. 우리는 소금을 알리는 것만큼 중요한 것이 생태계 보전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소비자에게 태평소금은 안전하고 믿을 수 있는 먹거리를 만드는 기업이라는 신뢰를 줄 수 있다.


해외 진출 계획은 어떻게 진행하고 있는지도 궁금하다.
올 하반기에 롯데 면세점에 입점한다. 면세점의 성과가 중국 진출의 바로미터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 중국 사람들이 좋아할만한 제품 디자인으로 준비하고 있다. 내년 봄에는 전 세계 소금 시장에서 가장 인정받는 시장인 프랑스에 진출할 계획이다. 에디아르(Hediard)를 통해서 소금 시장의 본고장인 프랑스 소비자와 만날 예정이다. 우리 태평염전의 카피는 ‘Tasty Salt(맛있는 소금)’이다.


앞으로 태평염전이 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건강하고 즐겁고, 맛있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다. 









코사리베르만에서는 스포츠 브랜드 ‘푸마’를 담당했었는데, 시간이 지나서는 ‘발리’, ‘칼 라거펠트’와 같은 패션 브랜드에서 쥬얼리 브랜드까지 소비재 모두를 담당했었다. 그리고 1992년에 우리나라에 월트디즈니 코리아가 설립되면서, 월트디즈니 코리아의 영화사업부 사장이 됐다.

태평염전은 단순히 소금만을 생산하는 것이 아니다. 염전 중에서 최초로 6차 산업★을 하고 있다. 
소금을 생산하고(1차 산업), 소금을 가공해 상품화하며(2차 산업), 소금을 콘텐츠 삼아 사람들이 즐기고 치유할 수 있는 서비스(3차 산업)까지 이 모두를 한다. 내가 쌓은 다양한 경험으로 태평염전을 이에 걸맞게 브랜딩하고 가꿔나가는 중이다.

좋은 천일염을 만들기 위해서는 염전과 주변의 생태계를 지켜나가야 한다. 
증도는 2007년 12월 담양군 창평면, 장흥군 유치면 등과 함께 아시아 최초의 슬로우 시티로 지정됐다. 
이뿐 아니라, 우리 태평염전은 유네스코 생물권 보전지역, 람사르 연안습지 선정 등 세계적인 생태 관련 3대 타이틀을 가진 염전이 됐다. 
우리는 소금을 알리는 것만큼 중요한 것이 생태계 보전이라고 생각한다.

★ 6차산업  농촌에 존재하는 모든 유무형의 자원을 바탕으로 농업과 식품, 특산품 제조가공(2차산업) 및 유통 판매, 문화, 체험, 관광, 서비스(3차 산업)등을 연계함으로써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활동을 의미한다. - 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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