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 Bureaucrat Vs Creative
부산국제영화제가 한창 진행 중이다. 금년은 특히 부산국제영화제 20주년이 되는 해라 더욱 뜻 깊은 행사이다. 나도 이 영화제 초반기에 많이 방문했던 사람으로 좋은 기억과 인상이 남는 영화제이다. 그런데 정부와 부산국제영화제 조직위원회간의 갈등이 많이 노출되면서 정부 지원금이 많이 삭감되었다. 정부는 나름의 이유와 논리가 있겠으나 본질은 영화계에 대한 영향력을 유지하고 싶은 정부와 그것을 거부하는 영화인들 간의 갈등으로 볼 수 있다. 특히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다이빙 벨’의 상영을 놓고 정부가 영향력을 행사하려다가 불발로 그친 사건이 있었다.
부산국제광고제에 대해서도 정부는 지원 축소를 주장하고 있다. 자생력을 키우라는 것이다. ‘광고’라는 단어에 대한 거부 반응도 있다. ‘부산 인터내셔널 크리에이티비티 페스티벌’로 이름을 바꾸어야 할 판이다.
영화, 광고는 물론이고 미술, 음악 등 모든 크리에이티브 관련 분야가 정부의 지원을 받는 한 그 영향력으로부터 자유로울 수는 없다. 정부는 각 단체에 자생력을 키우라고 요구하는 것도 맞는 이야기다. 하지만 정부는, 다른 표현으로 정치 권력은 크리에이티브 분야에 대한 통제력을 욕심 내어서는 안 된다. 단체의 장을 결정하는데도 정부가 간섭하고, 특정 작품의 상영 같은 지엽적 문제에 간섭하는 등의 행태는 없어져야 한다. ‘창조 경제’를 주창하고 방향을 잡아가고 지원해 주어서 자립하게 돕는 일은 정부가 ‘해야 할 일’이다. 영화계를 이념적으로 좌로 치우친 집단으로 보고, 광고계는 2류 장사치 집단으로 보고 적당한 지원과 통제를 하려는 것은 ‘하지 말아야 할 일’이다.
관료집단과 크리에이티브 집단은 가장 서로 어울리기 어려운 집단이다. 하지만 잘 힘을 합쳐야만 우리도 영국처럼 ‘크리에이티브’를 크게 꽃피우는 나라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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