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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h's thought

#238 탈리스만 vs SM6

#238 탈리스만 vs SM6

 

지난해 가을에 프랑스 르노자동차탈리스만이란 이름의 새 승용차를 선보였다. 세련된 디자인은 물론, 성능과 사양 모두 뛰어나다. 르노삼성이 올 봄에 국내 시판할 예정이다. 그런데 브랜드 명이 탈리스만이 아닌 SM6이다. 탈리스만이 아니라 SM6로 결정했을까? 우리 소비자들이 SM 브랜드 라인을 좋아하나? 어쩌면 그럴 수도 있다.

브랜드 네이밍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본다. 나는 알파벳과 숫자의 조합으로 된 자동차 브랜드 네이밍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BMW 530, 320 등이나 메르세데스 벤츠의 E300, S500, 기아자동차의 K3, K5, K7 등이 그런 부류이다. 죄수들은 이름으로 안 부르고 번호로 부른다. 개성이 없게 느껴진다. 가문을 앞세우는 것 같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서열화가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K3 보다는 K5가 좋은 차고, 그보다는 K7이 좋은 차라는 서열화이다.

폴크스바겐은 Beetle(딱정벌레), Golf, Tuareg(북아프리카의 유목민) 등 각 모델 별로 어울리는 이름을 잘 만든다. 이런 이름에서 다양한 이미지가 연상되고 멋진 크리에이트브도 나올 가능성이 더 크다. 세계의 주요 크리에이티브 축제에서 폴크스바겐이 상을 많이 받는 이유이기도 하다. 우리나라의 현대자동차도 각 모델 별로 이름을 잘 만든다. Sonata, Santa Fe, Tucson, Genesis주요 수출 시장인 미국 등 영어권에서 쉽게 이미지가 연상되는 이름들이다.

효율적인 브랜드 관리라는 측면에서 본다면 알파벳과 숫자의 조합이 우수할 것이다. BMW, 기아자동차 등의 이미지 관리만 잘하면 되기 때문이다. 반면에 폴크스바겐 골프나 르노 탈리스만, 현대 소나타는 개별 브랜드 이미지가 중요하다. 마케팅 비용도 더 많이 들어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방식이 브랜드 네이밍의 주류를 이룬다. 사람은 이름으로 불리길 원한다. 그래서 브랜드도 이름으로 부르기를 더 선호하는 것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