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kh's column @ yes31

#4 순간의 선택이 10년을 좌우합니다.

순간의 선택이 10년을 좌우합니다.

 

우리나라의 광고 슬로건 중에서 최고를 선정하라고 하면 항상 거론되는 후보 중 하나가 바로 금성사의 슬로건이었던 순간의 선택이 10년을 좌우합니다입니다. 금성사는 우리나라 1등 가전제품회사였습니다. 이 슬로건은 1981년 처음 만들어졌고 꽤 오랜 기간 사용되어서 40대 이상은 거의 모두 아는 유명한 광고 슬로건이 되었습니다. 당시 금성사가 이런 슬로건을 사용한 배경에는 1등 브랜드의 자부심이 있었습니다. 한 번 구입하면 오래 쓰는 텔레비전, 냉장고, 세탁기 등 가전제품을 구입할 때는 1등 브랜드를 구입하는 게 후회하지 않는 선택이 된다고 설득하는 것이었습니다.

 

우리는 살아 가면서 수없이 많은 순간의 선택을 하게 됩니다. 한번의 선택이 오랜 기간 영향을 끼치는 일도 많습니다. 고등학교 2학년 때 문과냐 이과냐의 기로에 섰습니다. 그 때 문과를 선택한 것이 이후 대학 전공 선택, 직업의 선택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쳤습니다. 대학진학 하면서 전공선택도 두고두고 영향을 끼쳤습니다. 저는 신문방송학과를 선택했습니다. 그런데 졸업하고 나서 취업을 하려는데 제가 가고자 했던 유명 대기업에서는 신문방송학과 출신은 받아주지를 않거나 받아도 사보담당 정도의 업무만 지원 가능했습니다. 학과선택을 잘못한 것 아닌가 하는 후회가 밀려오는 순간이었습니다.

 

사실 저는 첫 직장을 들어갈 때 내심 신문기자를 생각했었지만 당시 시대상황이나 저의 준비를 생각해 보면 그리 희망적이지 않다고 판단하고 결국 L그룹에 입사했습니다. L그룹에서 신입사원 교육을 마치고 희망 계열사를 적어 내는데 저는 그 그룹의 신생 광고회사를 3순위로 적어 냈지만 결국 그 광고회사로 발령이 났습니다. 대학 전공을 보고 배치한 것이었지요. 그리고 이후 30여 년을 광고를 업으로 살아왔습니다. 결국 중고교 시절의 어설픈 결정이 평생을 좌우하는 결정이 되었던 것이지요.

 

젊은이들의 선택과 관련된 상담을 해 줄 기회가 많이 있습니다. 직장을 이직하는 문제, 대학원 진학의 문제, 결혼 문제, 신앙문제 그리고 직장 내에서 인간관계로 인한 어려움 등 입니다. 특히 직장에서 인간관계의 어려움으로 이직을 생각할 때는 감정이 앞선 경우가 많습니다. 냉정하게 판단하지 못하고 행동을 앞세우다 보면 두고두고 후회하게 됩니다. 인내가 필요합니다. 감정이 격한 상태에서는 어떤 선택도 하지 말아야 합니다. 몇 시간, 하루나 이틀 지나고 마음도 차분해 지면 생각이 달라집니다. 직장에서 나를 괴롭히던 인간도 시간이 지나면서 회사를 그만두거나 이직을 하거나 합니다. 내가 예상치 못한 변화들이 수시로 일어납니다.

 

교회에서 일본선교에 참여하는 선택을 한 후 가족과 함께 열 번을 다녀왔습니다. 처음에 저는 내키는 걸음이 아니었습니다. 아내의 결정에 따르기로 선택한 것 일 뿐 이었습니다. 처음에 선교 차 일본 동경에 가서 몸과 마음이 불편하게 지냈습니다. 제 또래도 거의 없었고 언어 문제도 있었습니다.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내가 여기 왜 온 거지?’ ‘내가 일본인에게 전하는 사영리가 무슨 의미가 있을까?’ ‘이 수많은 젊은 선교대원들은 시간과 비용을 들여서 왜 여기 와서 이렇게 고생할까?’ 등등. 겨울에는 춥고 여름에는 너무 덥고 동경의 날씨는 서울보다 더 극단적인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너무나 비효율적인 짓이라는 생각도 많이 들었습니다. 현지에서 만나게 되는 우리 선교사님들, 일본 목회자님들, 성도들을 보면서도 역시 많은 질문들이 머리를 채웠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고 회수가 늘어가면서 선교의 은혜를 깨닫고 믿음의 토대가 굳건해지는 경험을 하였습니다. 일본선교를 통해 얻은 또 다른 효과는 자녀교육 측면에서의 긍정적인 효과였습니다. 저는 슬하에 딸 만 하나 두고 있는데 아이가 중고등학생 시절 일본 선교를 다니면서 좋은 영향을 많이 받았습니다. 불편한 단체 활동도 경험해 보고, 다양한 사람들과 부대끼는 생활도 경험해 보고, 힘든 선교활동을 통해 한 명, 두 명 새로 교회를 찾는 일본인들을 보며 감격에 겨워하기도 했습니다. 사춘기 시절, 주님이 주신 큰 은혜가 아니었나 생각됩니다. 일본선교는 역시 잘 한 선택이었고 제 인생에 오래 좋은 영향을 끼쳤습니다.

 

하나를 선택한다는 것은 다른 것()을 포기한다는 의미입니다. 포기하는 것은 참 어려운 일입니다. 일단 포기했다고 생각해도 두고두고 포기했던 길이 떠오르곤 합니다. 미련이 많이 남습니다. 이런 마음을 노래한 시가 있습니다. 로버트 프로스트의 유명한 시, ‘가지 않은 길입니다.

 

 

노랗게 물든 속에 갈래 길이 있었습니다.   
나그네 몸으로 길을 가볼 없어 
아쉬운 마음으로 그곳에 서서  
한쪽 길이 덤불 속으로 감돌아간 끝까지  
한참을 그렇게 바라보았습니다.
그리고는 다른 길을 택했습니다.  

먼저 길에 못지 않게 아름답고 
어쩌면 나은 듯도 싶었습니다
사람들이 밟은 흔적은 비슷했지만 풀이  
무성하고 사람의 발길을 기다리는 듯해서였습니다

그날 아침 길은 모두 아직 
발자국에 더렵혀지지 않은 낙엽에 덮여 있었습니다.  
먼저 길은 다른 날로 미루리라 생각했습니다
길은 길로 이어지는 것이기에  
다시 돌아오기 어려우리라 알고 있었지만

먼먼 훗날 어디에선가  
나는 한숨 쉬며 이야기를 것입니다.  
"
속에 갈래 길이 있어 
나는 사람이 다닌 길을 택했습니다. 그리고  
그것이 인생을 이처럼 바꿔 놓은 것입니다" 라고

 

모든 선택을 앞에 두고 기도할 수 밖에 없는 것이 우리 인생이 아닌가 싶습니다.


 

 

 

'kh's column @ yes31' 카테고리의 다른 글

#6 Impossible is Nothing  (1) 2016.09.09
#5 We try harder  (0) 2016.09.09
#3 깨끗하게 맑게 자신있게  (0) 2016.09.09
#2 One father is more than a hundred schoolmasters.  (0) 2016.09.09
#1 Just Do It.  (0) 2016.09.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