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1 Blood & Sweat- Crispin, Porter & Bogusky 이야기
광고회사의 부침
다른 업종도 그렇겠지만 광고회사의 부침은 무척 주기가 짧은 편이다. 한 두 개의 뛰어난 캠페인으로 수 많은 클라이언트를 유치하게 되고 한 두 달 사이에 유명한 광고회사로 떠오른다. 그리고 전성기를 누리다가 서서히 하강 곡선을 그리며 정상에서 내려온다. 그리고는 힘겨운 침체기가 지속된다. 거기에서 절치부심하며 재 부상을 위해 노력하고 마침내 다시 좋은 날을 맞게 되는 스토리를 많이 보게 된다.
내가 일했던 DDB도 비슷한 스토리를 갖고 있다. 1949년 창업해서 1960년부터 1970년대 초까지 화려한 명성의 정점을 찍으며 달리던 DDB는 점차 침체기에 빠져들었다. 1986년 미국 광고계를 놀라게 한 빅뱅으로 BBDO, Needham Harper 와 통합하면서 Omnicom이란 홀딩 컴퍼니를 만들고 ‘DDB Needham’ 이란 이름으로 Keith Reinhard의 리더십 아래 다시 영광의 시기를 맞게 된다. 1990년대가 특히 DDB에게 화려한 시대로 기억될 것이다.
CP+B
다른 케이스를 하나 더 들여다 보자. Crispin, Porter & Bogusky 라는 광고회사가 있다. 흔히 ‘CP+B’로 불리는 회사이다. 1988년에 마이애미에서 만들어진 회사로 마이애미를 광고의 중심 도시 중의 하나로 만들어 놓은 회사이다. 2005년 무렵 CP+B는 크리에이티브 정점에 있었다. 2004년과 2008년 두차례 AdAge ‘Agency of the Year’ 상을 수상했으며 AdAge 계열의 ‘Creativity’ 에 의해 2004년 이전 6년 동안 네 차례나 ‘Agency of the Year’ 상을 수상했었다. 2004년 버거킹 클라이언트를 위한 "Subservient Chicken"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으며 이후 십 여 년간 버거킹의 멋진 광고 캠페인을 많이 만들어 내게 된다. 2010년이 되었을 때 CP+B는 미국에서 가장 선망되는 광고회사가 되어 있었고 마이크로소프트, 나이키, 코카콜라 그리고 폴크스바겐 등의 빅 클라이언트들과 연간 1억 7500만 달러의 레버뉴를 자랑하게 되었다. 직원은 900명.
CP+B는 파격적이고 과감한 크리에이티브를 주장했다. BMW Mini, Burger King 등의 캠페인에 클라이언트들은 열광했다. CP+B는 마침내 향후 모든 경쟁 프레젠테이션에 불참한다는 발표를 하게 된다. 클라이언트들은 몰려왔고 ‘버거킹’과 ‘도미노 피자’라는 같은 인더스트리의 클라이언트들을 동시에 갖게 되는 상황까지 이어졌다.
그 정점으로부터 내리막이 시작이 된다. 공동 창업자이자 크리에이티브 책임자였던 보거스키가 2010년 회사를 떠난다. 대형 광고주가 하나 둘 이탈한다. 더 많은 핵심 인력이 떠난다. 700명 이하로 인원이 줄어든다. 이제 CP+B는 새로운 시대를 향해 가고 있다. 전직 임원 한 사람이 다음과 같이 말을 했다. “지난 5년 동안 처음으로 회사에 관해 흥분이 된다. 사람들이 떠나고 규모가 작아졌다는 것은 큰 잇점이 된다. 왜냐하면 그들은 조직의 뿌리로 되돌아 갈 수 있기 때문이다. 남아있는 것은 거기 함께 있기를 원하는 사람들이다. 그들은 과거의 크리스핀이 되기를 원하지 않는다. 그들은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려고 하고 있다. 그들은 자유롭다.”
“Blood, Sweat and Agency of the Year”
2005년 ‘Creativity’ 표지에 11명의 CP+B 멤버들 사진과 함께 묘사된 글이다. 우리 광고회사들도 ‘피와 땀’으로 아이디어를 내고 캠페인을 만든다. 창의력은 피와 땀을 먹고 자라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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